”외모를 보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또 다른 인종ㆍ성ㆍ연령 차별”
직원 채용시 커다란 키에 금발, 파란 눈을 가진 전형적인 서구식 미녀들을 선호해온 미국의 기업들이 잇따라 `철퇴`를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고용평등위원회가 외모를 주요 채용근거로 정하고 있는 의류 소매업체 애버크롬비 앤 피치 등 다수의 기업들을 고용 차별 방지법 위반으로 제소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애버크롬비의 경우 히스패닉과 아시안, 흑인 들에 대해 채용 과정시 불이익을 줬으며 채용이 된 경우에도 매장이 아닌 창고 등에서 일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 중 모델과 같은 수려한 외모를 갖춘 젊은 백인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의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평등위원회 측은 “최근 직원 채용시 외모 중시 경향은 갭, 베네통과 같은 의류 업체들은 물론 월마트 등의 소매업체와 전문직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아시안이나 나이가 많은 여성, 또 장애인들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몇몇 기업들에 대한 법적인 제재도 잇따르고 있다. 미 연방 정부는 3 년전 외모를 이유로 유색인종 8명을 해고한 호텔기업 이안 슈래거를 제소, 결국 108만 달러의 보상금 판결을 얻어냈다. 지난 달 미 연방법원은 47세의 나이든 웨이트리스를 해고한 외식업체 스트리트 푸드 앤드 드링크사에게 같은 이유로 보상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