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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도시문화를 바꾼다] <3> 공공건축물, 역사를 기록하는 건축의 꽃

한국적 건축美學 고스란히… 성장과 도약의 아이콘으로<br>곡선 살린 부산아시아드경기장 스포츠시설로는 첫 대상 받아<br>광주·수원·울산 축구경기장 등 참신한 설계로 수상명단 올라<br>권위의 상징 지자체 청사들도 시민 위한 열린 공간으로 변신

스포츠 시설로는 처음으로 대상을 거머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백색의 막이 연출해내는 자연스러운 곡선은 부산 앞바다의 넘실대는 파도를 연상시킨다. /서울경제DB

건축물은 당대 시(時)ㆍ공(空)간,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졌던 역사를 압축적으로 상징한다. 특히 자본과 노동력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대형 건축물은 그 시대의 표상이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신전들과 콜로세움이, 유럽 중세시대에는 대형 교회들이 대거 지어졌다. 왕조가 이어졌던 우리 역사에서는 왕궁, 그리고 불교 문화가 융성했을 때는 사찰 건축이 번성했다. 현대사회로 넘어 오면서는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되지 못할 만큼 사회가 다원화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건축이 꽃피었다. 그중에서도 굵직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건축은 바로 공공건축물들이다. 지난 1990년대 외환위기를 극복한 뒤 2000년대에 들어 잇따라 개최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는 우리 사회의 도약과 역동성을 한꺼번에 표출해내는 사건이었다. 물론 그 자리에는 대형 건축이 함께 했다. 또 1990년대 중반 도입된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자체가 건축주인 청사들이 대형 건축물 역사의 맥을 이루고 있다. 물론 과시용 호화 청사로 인해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많았지만 이 역시 우리 시대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이내믹 코리아'의 표상, 경기장=한국에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는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제ㆍ문화, 그리고 국제적인 위상면에서의 한 단계 도약을 뜻한다. 그 장(場)으로서 2000년대 초반에는 2002년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등을 앞두고 대형 경기장 건축 붐이 일었고 한국건축문화 대상에도 다수 출품됐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스포츠 시설로는 처음으로 대상을 거머쥔 작품이다. 2002년 아시아경기대회와 월드컵 축구대회 주경기장으로 지어진 이 경기장은 원형의 하얀 막으로 된 지붕이 특징이다. 백색의 막이 연출해내는 자연스러운 곡선은 부산 앞바다의 넘실대는 파도를 연상시킨다. 흰 막 지붕은 야간에는 내부의 조명을 외부로 확산시키면서 마치 우주선과 같은 신비한 느낌을 발산한다. 이로써 원형의 경기장은 아시아의 중심점이 된다. 부산 경기장과 쌍벽을 이룰 만한 곳은 바로 광주 월드컵경기장이다. 광주 경기장은 방사형 패턴 설계와 조형시설물을 통한 강렬한 빛의 발산을 통해 빛고을 광주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지붕의 아치 곡선은 도시의 큰 산이면서 남도의 어머니 같은 부드러운 어깨선을 연상하게 하는 무등산의 이미지를 도입했다. 광주 경기장은 외형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수상 당시 큰 점수를 받았다. 태양광을 이용해 경기장 주변을 비추고 수영장에서 배출되는 물을 모아 정수 처리해 조경수로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설계로 사후 관리비용을 최소화했다. 또 4만3,000여명이 관중이 약 6분 안에 퇴장할 수 있도록 출입구를 설계한 것도 기능성을 극대화한 설계였다. 이에 앞서 2001년 건축문화대상에는 대구종합경기장, 수원 월드컵경기장, 울산 월드컵문수축구경기장 등이 수상명단에 나란히 올랐다. ◇화려한 청사의 명과 암=현대에 지어진 대형 건축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공공청사들이다.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도 지방자치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청사건축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호화청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따가운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더욱더 건축문화대상은 권위적인 청사보다는 시대적 변화와 건축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청사에 더 많은 점수를 줘왔다. 2004년 대상을 받은 광주광역시 신청사가 대표적인 작품. 기존의 지자체 청사 건물은 수직이 강조된 무겁고 권위적인 건축물로 지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광주시청사는 민주와 예향(藝鄕)의 땅 광주가 갖고 있는 역사적ㆍ지역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대칭을 파괴하고 열린 공간을 담아내고 다양성을 포함하는 등 청사의 새로운 건축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이듬해 대상을 탄 대구광역시 달성군청사는 중형 규모 청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작품으로 꼽힌다. 비슬산 구릉에 자리잡은 이 청사는 지형적 특성을 잘 살려 자연과 외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자연미를 최대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전북 도청 및 의회청사(2006년 본상), 서울 관악구 통합신청사(2008년 우수상) 등은 청사가 본연의 기능뿐 아니라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건축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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