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지금 이머징마켓에선-베트남

경기부양·구조조정 가속…투자시점 모색을<br>인플레이션 등 부정적 지표불구 1997년 동남아 위기와 성격달라<br>거품제거·산업개편 효과땐 中 제조업 흡수 가능성 커



정성문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장

최근 2년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베트남 경제는 여전히 회복의 신호를 찾기 어렵다. 2007년 1,000포인트를 넘어섰던 베트남 호치민 지수는 현재는 500포인트선에 떨어진 채 올라서지 않고 있어 단기간에 가시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베트남 경제가 이처럼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베트남의 만성적인 무역적자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과 2007년을 전후해 급격히 늘어난 외국인 투자와 부동산 거품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베트남의 경제상황을 1997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했던 경제위기 상황에 빗대며 비관론을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97년 당시 태국 등 여러 동남아 국가들이 외환부족과 인플레이션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 베트남의 경제 상황을 잘못된 기준에서 분석하고 최근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간과한 판단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베트남의 경제상황은 1997년 태국과는 전혀 다르다. 단적으로 중국의 부상으로 태국이 서서히 경쟁력을 잃으며 급기야 단기외채에 의존하게 되고 이를 갚지 못해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게 된 것과 달리, 베트남은 아직도 중국보다 임금 경쟁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중국을 대신할 경공업 유치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곳곳에서 경기 회복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완구 메이커인 디즈니는 지난 10여년간 중국에서 개최했던 연례생산전략회의를 올해부터 베트남에서 열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에 이어 2009년 말 베트남에 핸드폰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또 최근 호치민시 특급호텔은 밀려드는 바이어와 관광객들로 인해 빈 방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부정적인 경제 지표들로 시름을 앓고 있는 베트남 경제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낸다면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개발도상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부터 IMF 및 유수의 해외 경제 전문기관들은 베트남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경제 정책들을 정부에 제언했다. 그 중 주된 것이 통화가치 절하를 통한 환율 정상화와 금리인상을 통한 구조조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베트남 정부는 9%의 파격적인 동화절하와 2%의 은행 재할인율 인상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이번 베트남 정부의 선택은 작년과 달리 용감해 보인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통해 내수시장 부양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하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해뜨기 직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지금의 베트남 위기는 충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베트남 정부가 지속적으로 경제거품 제거와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면 흔들리는 중국의 저가 제조업을 대거 흡수할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요즘도 많은 사람들에게서 베트남 투자에 대한 문의를 받곤 한다. 만약 지금 투자 포트폴리오에 베트남 관련 투자자산이 없다면, 자산관리전문가와 상담 후 투자 시기를 모색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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