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걸음만 해도 '선방'
[상반기 유통결산] 패션ㆍ화장품중소업체 매출 급락속 트렌드 제품은 호조직판시장 불황지속… 저가품은 꾸준히 인기
‘제자리 걸음이면 잘했다.’
장기화된 소비침체의 영향으로 패션 및 화장품 업계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소폭이나마 성장한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 업체가 1%대의 신장률을 ‘선방’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집계기록을 살펴봐도 올 상반기 남성 캐릭터정장과 청바지 의류가 각각 5.8% 및 6.7% 신장했으나 여성 영캐주얼 - 0.7%, 신사정장 - 5.4%, 아동의류 - 5.7%, 일반스포츠 -5.2%의 역신장을 보였다. 화장품 판매량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 감소했다.
반면 웰빙, 아웃도어, 단품 유행의류 등 트렌드를 형성한 제품군은 매출 증가세가 확연해 달라진 소비 패턴도 엿보게 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의한 소비부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어서 하반기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은 상태다.
◇패션업계, 제자리면 잘했다=
패션업체에게도 올 상반기는 인고의 나날이었다. 불황의 여파는 특히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컸다. 제일모직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업체는 소폭의 신장세를 기록했으나 브랜드 로열티를 갖지 못한 중소 업체 및 브랜드들의 경우 두자릿수 이상의 역신장을 보이기도 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선호도를 본 뒤 생산하는 ‘반응생산(QR)’ 시스템이 더욱 확산, 위기 관리에 한 몫 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도 아웃도어 브랜드나 고가 청바지, 스포츠캐주얼의류, 꽃무늬 티셔츠, 아웃도어 슈즈 등 트렌드를 형성중인 제품들은 대폭의 신장세를 기록, 소비자 반응 위주의 생산 경향을 더욱 부채질했다.
◇더욱 추락하는 화장품시장=
태평양은 올 상반기 화장품 시장이 전년대비 -4%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몇몇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마이너스 성장세여서 지난해 업계를 강타했던 불황의 골을 좀 더 넓혀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유통 경로를 다각화한 A사나 소규모 브랜드에 집중한 B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선전,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또한 고가 라인 위주의 백화점, 방문판매 시장과 저가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 할인점 경로는 성장했으나 중가 위주의 전문점 등 직판시장은 급락세가 계속, 소비 양극화를 확인케 했다. 태평양이 단독 혹은 5~6개 제조사의 제품을 선보이는 전문점 ‘휴 플레이스’(HUE place)를 여는 등 시판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 등도 등장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입력시간 : 2004-07-06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