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6일째 강세 배경·전망'700P 지지선' 확인… 급락가능성 크게 줄어
주식시장이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수 800선을 넘보는 강세장을 보이고 있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로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는 772포인트를 단숨에 넘어 장중 한때 797포인트까지 상승하며 800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이날 급등하며 6일째 오름세를 이어감에 따라 지난달 26일 폭락장 속에서 급격하게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일단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강세장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으로 인해 지수 700선이 강력한 지지선이 된다는 믿음이 확고해진 만큼 상승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한데다 미국증시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투자심리 일단 안정
이번 상승이 단기급락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 강하지만 투자심리 안정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최근의 '급락 후 상승장' 국면에서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급락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장이 밀리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 추가하락의 우려는 상당히 해소됐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당분간 큰 폭의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국내증시가 미국증시와 차별화 현상을 보였지만 여전히 미국증시의 우산 아래 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가 더블딥(W자형 침체)을 우려할 정도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뉴욕 증시 또한 월드컴 등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환율하락으로 인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번 강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강세장은 투자심리 안정에 의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경기 회복 불투명과 뉴욕증시 약세, IT 부진 등 상승의 장애요인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가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수 820선 돌파 시도할 듯
제한적인 상승은 가능한 만큼 이번 상승장이 820선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장세를 압박하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보이는 등 수급이 호전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2월부터 6월까지 3조7,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3,000억원 정도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 등 6월 결산을 끝낸 일부 기관들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고 매수 차익거래 잔액이 5,000억원대 이하로 감소했다. 또 조정국면으로 돌아선 지난 4월 이후 지수대별 매물분포를 볼 때도 820선까지는 큰 매물벽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반도체가격이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주력 품목인 128메가SD램이 한때 3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급락에 따른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늘리고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폭의 50% 수준인 82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의 투자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추가상승시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며 당분간 미국경기 및 뉴욕증시의 동향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정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