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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땐 감언이설 현혹… 이제와 예산타령"

수도권 택지지구 주민들 기반시설 미비에 한숨<br>진접·김포 등 도로 정비·개통 늦어져 교통체증 심각<br>주변엔 마트·병원·학교 한곳도 없어 생활 불편 호소

신도시 등 택지지구에 예정된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의 불평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초 각종 개발 청사진이 제시돼 주민에게 기대감을 불어넣었으나 기본적인 기반시설조차 들어서지 않아 '국제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전경.

"분양땐 감언이설 현혹… 이제와 예산타령" 수도권 택지지구 주민들 기반시설 미비에 한숨진접·김포 등 도로 정비·개통 늦어져 교통체증 심각주변엔 마트·병원·학교 한곳도 없어 생활 불편 호소 김포ㆍ남양주=김경미기자 kmkim@sed.co.kr 신도시 등 택지지구에 예정된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의 불평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초 각종 개발 청사진이 제시돼 주민에게 기대감을 불어넣었으나 기본적인 기반시설조차 들어서지 않아 '국제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전경. #1. 지난 2009년 하반기 경기 남양주 진접지구의 새 아파트에 입주한 직장인 김모(46)씨는 아침 출근길이면 어김없이 '왜 이곳에 아파트를 분양 받았을까' 하고 후회를 한다. 분양 당시만 해도 입주할 때쯤이면 왕복 4차선인 국도47호선이 8차선으로 확장되고 지하철 4호선도 연장된다는 말을 믿었던 자신이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김씨는 "입주 전에 마무리됐어야 할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아파트 입주로 인구가 3만명 가까이 늘어난데다 도로 공사까지 계속되다 보니 교통 체증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 3년 전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양곡지구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한 주부 이모(43)씨는 이달 말부터 진행될 입주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도로 정비가 아직 안 끝나 교통 체증이 심한데다 주변에 제대로 된 마트나 병원 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지 인근에 아이들이 다닐 초등ㆍ중학교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씨는 "단지 주변에 학교가 개교한다는 말을 믿고 분양 받았는데 이제와 중학교는 개교 예정이 없고 초등학교는 빨라야 내년 3월 개교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도 3~4㎞나 떨어져 매일같이 차로 등ㆍ하교를 시켜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양주 진접, 김포 한강 등 수도권 택지지구의 기반시설 설치가 취소되거나 늦어지며 해당 지역 입주민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일부 지구에서는 입주민의 불만이 대규모 집단소송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최소한의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택지지구에 입주자를 입주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2~3년간쯤은 불편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양주 진접지구의 경우 서울을 연결하는 도로인 국도47호선(퇴계원~진접) 11.36㎞ 구간의 왕복8차선(기존 4차선) 확장공사가 지연되며 입주 후 2년 동안 지독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진접지구는 2009년부터 입주를 시작해 현재 1만2,000여 가구에 이르는 공동주택이 모두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당초 올해 완공할 예정이던 도로 확장공사는 1년 정도 착공이 늦어지며 오는 2013년으로 개통이 미뤄졌다. 그마저 현재 공정률은 42%에 불과해 지켜질지 의문이다. 공사를 맡고 있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측은 "용지 보상 문제로 착공이 늦어진데다 올해 비가 너무 많이 와 공사에 진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 입주자를 맞고 있는 김포한강신도시 역시 인구 증가에 따른 도로교통 시설 확충이 늦어지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여의도ㆍ강남과 김포를 잇는 김포한강로는 올 6월 개통했지만 막상 이 도로와 김포한강신도시를 잇는 접속도로 개통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한강로 운양IC와 사업지를 잇는 도로 및 양곡~운양 연결도로 공사는 빨라야 내년 말께에나 예정돼 있고 김포시에서 주관하는 김포도시계획도로(양곡~운양IC 구간)는 언제 착공할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지금 입주한 사람들은 국도 48호선을 통해 돌아가거나 편도1차로인 석모리길을 통해 김포한강로까지 가야 한다"며 "아침 저녁 출퇴근길이면 3㎞ 남짓한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고 전했다. 김포신도시의 한 입주민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에는 온갖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감언이설로 현혹하더니 이제 와서 예산 타령을 한다"며 "분양 받았으니 공사판 한복판에라도 입주해 불편을 감수하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장 중요한 광역교통계획이었던 김포도시철도 사업도 6월에야 중전철 사업 추진으로 가닥이 잡히며 개통이 2017년까지 연기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민의 민원이 너무 많아 자체적으로 셔틀버스 3대를 운영하고 있다"며 "택지를 조성하면서 아파트 입주는 2011년부터, 도로 및 기반시설 완공은 2012년 말로 계획했던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럴수가! 세상에 이런일이…요지경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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