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도전권이 눈앞에

제2보(23~44)


이 바둑이 두어지던 날. 현지인 나고야의 검토실은 당시 천원이던 한국의 류시훈이 지키고 있었다. 한국기원의 기사실에서는 루이9단과 서봉수9단이 이 바둑을 검토하고 있었으며 평시에 장쉬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던 필자도 합석해 있었다. 루이9단은 일본에 머물던 시절에 린하이펑의 집에서 열리는 연구회에 자주 참석하였으며 당시에 일본기원의 3단이던 장쉬 소년과도 친분이 두터웠다. 그후에 루이는 한국에 정착했고 장쉬는 순조롭게 승단하여 6단에 올랐다. 이 바둑이 두어지던 무렵은 루이가 국수 타이틀을 쥐고 있었고 조훈현9단을 맞이하여 방어전을 치르는 중이었다. 장쉬는 기성전과 본인방전의 본선에 처음으로 진입하여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기성전에서는 전적이 신통치 못했지만 본인방전에서는 5승1패로 선두였다. 이 바둑을 이기면 그대로 도전권이 굳어지며 지더라도 만약 조선진9단이 조치훈9단에게 패하면 역시 도전자가 될 수 있는 입장이었다. 만약 장쉬가 지고 조선진이 이기면 조선진과 동률 재대국을 벌이게 되어 있었다. 필자는 주간고(일본의 바둑 주간지)에서 소년 쉬가 흑으로 참고도1의 1 이하 5라는 특수한 포석을 시도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장쉬는 이 포석을 곧 포기했는데 서봉수9단은 이 포석을 엉터리라고 평한 바 있다. 류시훈은 흑23을 이상한 감각이라고 혹평했다. 참고도2의 흑1 이하 5가 정수라는 주장. 서봉수도 동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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