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로 따내는 것이 선수로 듣고 있다. 백4의 활용도 기분좋은 선수활용이다.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은 송태곤9단은 백4가 두어지기 직전에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9를 소개하며 말했다.
“이거…. 흑이 잘 안잡히겠는데요.”(송태곤)
잠시 후에 실전보의 백6이 놓이자 송태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부분은 프로의 맹점에 해당한다. 송태곤이 그린 백1은 프로의 제일감이다. 실전보의 백6은 아마추어의 제일감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마추어의 그것이 최선의 수순이 되고 있다. 절정 고수인 이세돌은 프로의 맹점에서도 벗어나 있었다. 실전의 백6이면 송태곤의 가상도에서 흑8의 수순이 백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음미하자.
흑9는 고심의 행마. 이 수로 참고도2의 흑1에 뛰는 것은 백2, 4로 간단히 잡혀 버린다. 백10은 노타임. 초읽기에 몰린 콩지에는 여기서 잠시 망설이다가 흑11로 응수를 물었다.
“어차피 흑대마의 활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백의 역전승이 될 것 같아요.”(윤현석)
몇몇 청소년 기사들이 흑의 입장이 되어 활로를 찾기에 열심이다. 실전보의 흑9도 문제의 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수로 10의 자리에 두었더라면 백도 고민이었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었다. 흑15로 물러서는 것을 보고 송태곤이 개그성 멘트를 올렸다.
“허걱. 이게 뭡니까.”(손태곤)
흑15는 대마를 포기하고서 계가바둑으로 가보겠다는 궁여지책이었다. 이세돌은 노타임으로 백16을 두었다.
“컸다. 빈 집에 소가 들어갔네요.”(윤현석)
“이젠 별다른 사고만 나지 않으면 백승입니다.”(송태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