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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2월 14일] 웹(Web)상의 야수들

웹(Web)상의 야수들 월스트리트저널 12월 13일자 뉴욕이 위험하다고 여겨지던 과거에는 10대 패거리들이 센트럴 파크로 몰려가 그들 스스로를 ‘야수(wilding)’라 부르며 범죄를 저질렀다. 현재 위키리크스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세계에도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야수’ 들이 잇따라 출현하면서 전 세계 웹이 범죄의 장이 되고 있다. 지난 주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해커들의 모임인 ‘어나너머스ㆍ익명’은 위키리크스 논란과 연루된 각국 정부와 기업, 개인의 웹 서버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공격 대상은 아마존, 마스터카드, 비자, 페이팔, 스위스은행, 스웨덴 검찰 당국에 까지 이르렀으며 심지어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들의 변호사 개인 웹사이트도 공격했다. 9일 네덜란드 경찰당국은 사이버공격에 가담한 10대 소년을 체포했다. 이들은 ‘분산서비스거부공격ㆍ디도스(DDos)’를 통해 목표 대상을 공략했다. 어나너머스 같은 집단은 타격 목표 서버에 침투해 바이러스를 미리 심어놓고 이 사이트에 접속하는 수많은 컴퓨터 좀비 PC로 만들어 사이버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놨다. 지난 2008년 그루지아 영토인 유주나야오세티야주(州) 에서 벌어진 러시아와 그루지아와 간 전쟁에서도 러시아는 DDoS를 통해 그루지아 주요 서버를 공격했다. 어나너머스와 제휴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보복작전(Operation Payback)’이란 단체도 최근 몇 년 동안 저작권 침해와 맞서 싸왔던 엔터테인먼트 기업 서버에 침투해 DDos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2009년에는 이란 총선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DDos를 이용해 정부의 서버를 공격하기도 했다. ‘열린’ 인터넷을 옹호하는 지지자들은 기술을 통제하는 일련의 시도들이 ‘검열’의 위험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아니다, DDoS공격에 손 놓고 있거나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는 것이 인터넷을 되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모두에게 피해가 갈지라도 정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더 좋은 방법은 이와 유사한 범죄들을 처단하는 규정과 범죄 조항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같은 몇몇 나라는 이미 DDoS 공격을 통해 컴퓨터에 접속하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인터넷을 해커들의 사적인 놀이터가 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을 막아야 한다’하고 소극적으로 외치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 전자 야수들에 죄를 물어 단호히 처벌하는 것이 이들의 의욕을 꺾는 데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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