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력가들 세금체납 수법도 각양각색

양도·증여세 안 내려고 부인과 위장 이혼 '꼼수'<br>수임료는 무조건 현금… 계열사와 통정거래도<br>국세청 3,225억 징수


#수십억원대의 상가를 갖고 있던 50대 재력가 A씨는 이혼한 부인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상가 매도 대금과 비상장주식 등을 넘겼다. 이후 A씨는 돈이 없다며 부동산 양도세를 내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의 거주지를 확인한 결과 부인과 같은 집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짜로 이혼한 사실을 밝혀냈다. 위자료는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는 점에 착안, 양도세와 증여세를 모두 내지 않으려고 꾀를 부린 것이다. 국세청은 A씨의 부인 명의 재산에 대해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동시에 소송을 제기했고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중견 변호사 B씨는 지난 2008년 세무조사를 받고 6억원의 종합소득세 과세통보를 받자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온갖 법률지식을 총동원했다. 사무실 집기는 체납처분을 받기 않기 위해 제3자와 짜고 '동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걸어놓고 사무실 보증금 압류가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월세로만 계약했다. 수임료는 철저히 현금으로 받아 수입을 숨겼다. 철벽 방어망을 쳐놓았지만 국세청 체납특별반을 피할 수는 없었다. 특별반은 모든 은행 본점을 통해 조회해 찾아낸 B씨의 거액 예금을 압류하고 사건 의뢰인들까지 동원해 B씨의 수입을 밝혀냈다. B씨는 국세청의 압박에 못 이겨 세금을 분납하고 있다. 국세청은 2월부터 4월까지 고액체납자 특별정리 및 은닉재산 추적 조사를 통해 총 3,225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했다고 25일 밝혔다. 2,796억원은 현금으로 징수했으며 부동산 등 재산압류를 통해 168억원, 소송을 통해 169억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2월 지능적ㆍ고의적 체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총 16개팀 174명의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발족시켰다. 전담반은 체납 6개월이 경과한 고액체납자(법인 1억원, 개인 5,000만원) 사건을 일선 세무서로부터 인계 받아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적발한 고의적 체납사례는 다양하다. 법인 중에서는 계열사와의 통정거래를 통해 세금징수를 피한 경우도 있었다. 선박부품 제조업체인 C사는 계열사 보증으로 파산위기에 처하자 유일한 재산인 보유선박을 특수관계법인에 저가에 넘겨 42억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내지 않으려다가 덜미를 잡혔다. 700억원대의 상가를 팔고도 부가세 등 32억원을 내지 않고 있는 부동산매매업자의 생활 실태를 밀착 조사한 결과 200억원이 넘는 소득을 빼돌려 배우자ㆍ며느리ㆍ종업원ㆍ어머니 명의 등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것을 적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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