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모네 작품서 내의 색상 영감 얻었죠

박칠구 지비스타일 대표 '백문이 불여일견' 경영 화제

1년에 30명씩 해외로 보내 직원들 현지서 디자인 구상

국내서 외면받던 부자재 등 시장조사 통해 적극 도입

후라이스 소재 '아동내의' 유례없이 한달 만에 완판


# 강미애 지비스타일 디자인팀 대리는 선진국 아동복 트렌드를 조사할 때마다 봉쁘앙과 같은 유럽 대표 내의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몇몇 색감은 대체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기존 방식대로 단순히 제품만 봐서는 해외 유수의 브랜드를 벤치마킹하고 궁극적으로 이들과 경쟁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그러던 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을 방문해 모네의 '수련 연작' 앞에 서자 절로 무릎을 치게 됐다. 강 대리는 "홍매색에 가까운 분홍칼라를 기본으로 하면서 차분하고 톤다운된 회색 느낌이 동시에 나는 칼라는 유럽 내의 시장의 대세 중 하나인데, 그 뿌리는 바로 모네의 작품에 있었다"며 "평소 품어 왔던 의문이 단번에 해소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지인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며 미적 취향과 감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미술작품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자인과 연구개발(R&D) 인력 등을 매년 유럽과 아시아로 보내는 패션내의 전문업체 지비스타일의 교육 프로그램이 화제다. 보통 한 시즌에 약 15명씩 1년에 총 30명이 해외탐방의 기회를 누린다. 이번에는 디자이너 8명을 포함해 총 10명의 직원이 총 3조로 나눠 프랑스·영국·스위스·이탈리아로 2주간 다녀왔다. 해외시장조사라는 명목이지만 다녀온 뒤 별도의 보고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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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칠구(사진) 지비스타일 대표는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문화를 보고 느끼고 오라고 신신당부한다. 기존에 없던 '패션'내의시장을 개척한 만큼 폭넓은 경험과 시각을 갖춘 직원들이 많을수록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회사의 든든한 자산이 될 거라는 믿음에서다.

해외시장을 직접 눈으로 본 경험은 즉각적인 매출 강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후라이스 소재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성공사례. 후라이스는 유럽에서는 일반적이지만 한번 입고 나면 확 늘어나는 특성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는 아니었다. 유럽 현지에서 성공 가능성을 파악한 지비스타일은 잘 늘어나더라도 빨면 다시 줄어드는 특성을 고려해 2년 전부터 과감하게 후라이스 소재를 사용한 슬림핏 내의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보통 한 제품이 출시되면 완판까지 약 6개월이 걸리는데 총 1만4,000장이 유례없이 한달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그후 업계 경쟁자들도 후라이스 소재 내의를 적극적으로 만들며 아동 내의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박주희 과장은 "작은 색감의 차이도 정말 중요한데 사진으로는 아무리 봐도 고유한 색감이 온전히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한국에서 잘 안 쓰던 소재나 단추, 리본 등의 부자재를 직접 확인하는 것도 신상품 개발에 큰 도움"이라고 말했다.

강효선 디자인팀장은 "기존 국내 내의 시장은 남성은 하늘색, 여성은 분홍색이라는 일종의 관습이 있었다"며 "르누아르 작품에서 본 하늘색과 노란색의 절묘한 조화를 당장 내의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구현해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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