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제·금융(IMF 파고를 넘자)

◎신규법인 어음발행 금지해야/기존업체적용 무리 대출금 상환기간 6개월 유예하고 신용대출 확대도국가 전체 산업을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기업은 근육에 속한다. 젊고 강인한 근육은 몸을 역동적으로 만들고 지칠 줄 모르는 추진력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살아 꿈틀대는 근육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은 혈액이다. 기업이 근육이라면 자금은 혈액이다. 혈액이 몸 구석구석에 원활하게 공급되어야만 근육은 힘을 얻을 수 있다. 혈액이 어느 한 곳에서 막혀버리면 동맥경화증을 일으켜 신체의 기능을 마비 시킨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도리가 없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긴급자금 지원을 전후로 한 국내 경제상황이 꼭 이렇다.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을 것같던 거대기업들도 금융공황앞에서는 무기력해 질 뿐 이다. 기업의 에너지공급원인 자금시장은 현재 사상 최악의 상황이다. 법에 정해진 최고수준인 연 25%의 이자로도 돈을 빌릴 수 없다. 기업에 대한 신규대출, 어음할인등도 전면 중단상태다. 이대로라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우기 앞에 놓인 가시밭길은 중소기업에 치명적이다. IMF는 중소기업들의 존립기반을 흔들 만큼 강한 요구를 해오고 있다. △정책금융의 축소 △조세감면범위 축소 △금융부문 개혁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등. 중소기업 전문가들은 절명의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하나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기관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위해 구조조정시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쓰러지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란 지적이다. 고장난 자금시장시스템은 기업만 잡을 뿐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최동규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은 『금융기관구조조정도 급하지만 앞으로 6개월이 문제』라며 『전금융기관이 대출금상환기간을 6개월정도로 유예시켜주고 정부가 원리금지급보장을 해줘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IMF긴급자금지원후 중소기업청에 설치된 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의견을 종합해보면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금융기관에 요청한 어음만기연장은 거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회에 어음제도 자체를 폐지시켜야한다는 주장도 많다. 오수관 중앙안테나 사장은『어음제도는 관행으로 굳어져 완전 폐지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연쇄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신규법인들부터라도 어음을 통한 거래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금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시스템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박현승 유아전자 사장은 『그동안 대기업들이 차입경영의 혜택을 누려오다 IMF체제아래서는 중소기업이 긴축 1호대상이 되는 비합리적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용위주의 자금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또는 개인들의 신용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능력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소기업관련 세제정책도 경쟁력강화를 위한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산업구조조정을 위한 세제지원강화다. 법인들 뿐아니라 개인기업들에게도 세제지원의 폭이 넓어져야하며, 풀뿌리 중소기업인 벤처기업들이 숙성할 수 있도록 세제의 틀을 짜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윤식 숭실대교수는 『금융기관들은 대기업중심의 부실금융대출관행을 탈피, 건실한 중소기업중심의 신용대출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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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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