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정답을 강요하는 사회, 다양성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인문학적 사고력 필요"

류대곤 교사, '삶의 길을 걸어온 인문학' 고척도서관서 첫 강의


“이 버스는 어디로 가는 것 같아요?”(강사)

“서 있는 것 같아요.”(학생)


“버스 두 대가 포개져 있는 것 같아요.”(학생)

지난 21일 서울시교육청 고척도서관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 인문학 강좌 ‘삶의 길을 걸어온 인문학’의 첫 강의에서 류대곤(사진) 인천 하늘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앞 뒤가 똑 같이 생긴 버스가 어디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지가 질문의 요지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의는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 everlearning.sen.go.kr)’을 통해 일찌감치 신청 마감이 된 상태.

제 각기 다른 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은 처음에는 서먹한 분위기 탓에 소극적으로 묻는 질문에 작은 소리로 답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은 생각의 폭이 커지고 말문도 틔어 강사의 질문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그림 등으로 고전의 중요성과 책 읽기의 필요성을 강의로 이끌어 간 류대곤 교사는 ‘독서는 인간에게 무엇을 주는가’라는 화두를 학생들에게 던졌다. “책은 읽는 즐거움은 물론 사고력,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감성을 높여주지요. 대부분의 위인은 책벌레였다고 해요. 이순신 장군은 전쟁 상황 중에도 일기를 썼지요. 조금 더 어렵게 들어가면 책은 여러분 인생에 가치관을 형성해 주며 마음이 아플 때는 치유를 해 주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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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류 교사는 끊임없이 질문을 이어갔다.

“책은 왜 읽어야 할까요.”(강사)

“힘들 때 책을 읽으면 삶에 위로를 주고 책 속에 빠지게 돼요.”

“만화책과 소설책의 차이가 있다면?”(강사)

“만화는 재미있지만 흐름이 짧아서 답답한데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커져요. 상상력도 더 커지는 것 같아요.”(학생)

강의에 참가한 학생들의 사고력은 꽤나 깊었고 진지했다. 이번 강의의 취지를 묻자 류 교사는 “주중에 학교, 학원을 다니면서 피곤했던 심신의 스트레스를 풀면서 자발적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책을 읽고 논리적으로 자기 생각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하려면 먼저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림의 위아래를 뒤집었을 때 반전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시도일 뿐 정답은 없다. 고등학생들은 이미 정답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하는데 중학생들은 창의적이고 기발한 대답을 한다. 어릴 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의는 내년 1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고척도서관에서 열린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전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강의는 ‘거꾸로 생각해보기’‘선비의 길, 삶의 길’‘진정한 효는 무엇인가’‘우정, 왜 필요하지?’등을 주제로 동서양의 고전읽기를 시도한다.

고인돌 사업은 문학ㆍ역사ㆍ철학 외에도 미술ㆍ건축ㆍ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인문학의 외연을 넓혀 폭넓은 강의를 이어간다.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과 중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 강좌의 참가는 무료이며, 세부 프로그램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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