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게임 이용자'가 돼가는 시대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있다 보면 예전에는 게임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노년층이나 여성들도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직장인들도 점심시간 전후로 '심시티'나 '캔디크러쉬 사가' 같은 게임에 자주 접속한다고 한다. 이들 게임 콘텐츠가 이전 게임들과 다른 특징이라면 너무 많은 시간 동안 몰입하지 않아도 되고 적당히 진도를 나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게임 아이템 시장도 규모가 커졌다. 특정 아이템을 보유하면 게임에서 단계를 넘어가는 데 도움이 되거나 여러 옵션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세계의 많은 모바일 게임 회사들은 스마트폰 내 게임콘텐츠의 설치와 이용(play) 이후 구매(pay)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우리나라 회사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구 기업들의 공고한 진입장벽과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는 여전히 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비디오 콘솔 게임에 강한 기업들이 건재한 가운데 모바일이나 온라인플랫폼으로 갈아타려는 선도기업들이 많다. 우리네 기업들이 그들과 제휴하거나 콘텐츠를 공급하는 식으로 세력을 넓혀나가고는 있지만 글로벌 경쟁판도는 점점 위험한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특히 중국 게임 기업들은 국제적으로도 굵직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주도하고 있어 빠른 추격이 예상된다. 91%가 넘는 중국 모바일게임사들이 여전히 죽을 쑤고 있다고는 하나 '물량'과 '빠른 학습'으로 밀어붙이는 그들의 실력이 이미 우리 게임의 수준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얘기다. 이와 더불어 2000년대 들어 잠시 주춤했던 전통적 게임 강호인 일본도 모바일게임을 맞아 부활하고 있다. 이러한 형국에 한국 콘텐츠 산업의 수출 주종목인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해법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뻔한 이야기지만, 일차적으로는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게임 업계의 지속적인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답이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최근 시도되는 '글로벌 원빌드(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게임과 동일한 업데이트 버전을 제공하는 하나의 게임 빌드로 전 세계를 동시에 공략하는 것)와 같은 서비스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 스낵 콘텐츠인 캐주얼게임 외에 철저한 기획과 개발력이 수반되는 대작 게임에 대한 투자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우리 게임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거대기업들과 경쟁하기는 역부족이다.
게임 업계가 열심히 노력해온 만큼 해외 시장에서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독일과 영국 등 이미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자국 내 게임 산업 육성과 보호를 위해 기업 투자 유치에 경쟁적이며 각종 세제 지원과 인적자원 구축 등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그들 나름대로 '판'을 짜보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분위기 개선도 필요하다. 게임콘텐츠를 과몰입과 중독 규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마인드로는 해당 산업의 진흥이 불가능하다. 엄연히 게임 시장도 개별 회사의 참여유인과 혁신 동기가 필요한 분야다. 글로벌 게임 강국을 외치려면 우리 정부가 주저할 시간적 여유가 더 이상 없다. 우리 게임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레이스에서 더 잘 달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등을 두드려주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곽규태 호남대 문화산업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