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여의도 나침반] 옥중가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한 옥방 찬 자리에』 李도령과 헤어진지도 어언 삼년, 신관 사또를 거절한 죄로 매를 맞고 옥에 갖힌 춘향은 李도령의 금의환향만을 기다리며 슬픈 자기 신세를 한탄한다.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거지행색을 하고 찾아온 사위를 본 장모 월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온갖 박대와 괄시를 한다. 일년을 넘게 기다렸던 S&P의 국가신용등급 격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쳤던가? 3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외국인 순매수에 시장 참여자의 실망이 매우 크다. 마치 李도령을 기다리는 월매 모녀의 심정으로 학수고대하던 신용등급 격상이 찾아왔건만 주가의 움직임은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동안 투자부적격 등급에 묶여 한국에 대한 투자를 기피했던 외국기관들의 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제는 비록 남루한 행색으로 시장에 모습을 보였지만 머지 않아 우리는 곧 그 정체를 보게 될 것이다. 어사또 출두로 평화가 찾아오듯이 시장도 상승 분위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