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부질없는 저항

제9보(101~120)



앞에서 백은 중앙의 흑대마를 확실하게 잡을 수가 있었다. 이세돌이 그 대마의 숨통을 끊어 버리지 않은 것은 하변이 온통 시커멓게 흑진으로 굳어질까봐 염려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 잡을 대마는 확실하게 잡아 버리는 것이 프로다운 선택이었다. 이세돌은 백2 정도로 포위해도 흑대마가 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흑3이 놓이자 얘기가 전혀 달라졌다. "차단하는 수가 없어요. 억지로 차단하다간 백의 파탄이에요."(홍성지6단) 홍성지가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1을 올렸다. 백이 망한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이세돌도 뒤늦게 그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실전보 백4로 먼저 끼우는 '수순의 묘'를 들고 나왔는데…. "일종의 현혹하는 수순이지만 소용없어요."(홍성지) 참고도2의 백1(실전보의 백6 대신에)로 화끈하게 몰아붙이는 수단이 얼핏 보기에는 상당히 유력해 보이지만 흑21로(8은 6의 왼쪽) 양단수를 치는 것이 흑의 권리로 보장되어 있으므로 어차피 백이 무너진다. 이세돌은 할수없이 실전보의 백6으로 곱게 이었다. 흑대마를 살려주고 집으로 이기기로 작전을 변경한 것이었다. 이때 초읽기에 몰린 이영구에게서 다시 완착이 나왔다. 흑7로 아래를 이은 이 수. 이 수로는 10의 자리에 잇는 것이 정수였다. 계속해서 이영구의 부질없는 저항이 연거푸 등장했다. 흑9를 보고 홍성지는 짤막한 탄식을 생중계사이트에 올렸다. "아! 이영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