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MF 다시 온듯…" 마른수건 또 짠다

[재계 초긴축 경영] 삼성그룹, 부서회식 금지·송년모임 간소화 지시<br>현대차, 골프 금지령ㆍ출장땐 비행기대신 고속철

유가불안에 환율급락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IMF 외환위기 직후 상황과 비슷한 초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긴축경영 움직임이 불황의 중심에 서 있는 내수업종에서 시작해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자동차나 반도체ㆍ유화ㆍ조선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연말을 맞아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단란주점 등 호화업소 이용자제는 물론 비용이 많이 드는 부서회식을 금지하는 등 송년모임을 간소하게 치르도록 지침을 내렸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마른 수건도 다시 짜라는 경영지침에 따라 골프를 자제하고 있지만 올 연말에는 부서회식도 최대한 줄여 비용을 절감할 방침”이라며 “이러한 방침이 잘 지켜지도록 관리감독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 직원들은 아예 송년모임을 갖지 않거나 회사 근처 식당에서 간략하게 점심모임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위기극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연말모임을 갖자는 얘기는 아예 꺼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긴축경영의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각 본부 및 부서별로 비용절감을 위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법인카드 회수 등 자체적인 비용절감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직접 임직원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리는가 하면 국내 출장시 항공편 대신 고속철도를 이용하라는 지침을 내릴 정도로 본격적인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년 경영상황은 올해보다 더 예측불허가 될 전망”이라며 “실적은 유례없는 호황이지만 비상경영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는 호황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절약을 통한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 SK㈜는 직원들이 야근시 사내 메일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조명연장시간을 등록하면 종합통제실에서 불필요한 위치의 조명을 소등해 전력소모를 최소화하고 있다. 모든 조명기구는 일반형에 비해 20% 이상 절전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모두 교체했다. 또 인공지능형 엘리베이터를 도입해 일반승강기 대비 전력사용량을 15% 이상 절약하는 등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긴축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올 연말 5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포스코도 점심시간 중 사내 전원을 모두 차단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또 해외 사무소와의 연락시 일반전화 대신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폰 사용을 권장하는 등 ‘짠돌이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사상 최대 규모로 선박건조를 수주하고 있는 조선업체도 접대비와 사무용품비 등 간접경비를 올해보다 대폭 삭감해 내년 경영계획에 반영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9조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되고 있지만 내년 경영계획에는 매출증대 등 생산성 향상과 무관한 사내 외 행사비, 차량유지비, 사무용품비 등을 20~30%씩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방침상 접대비 등 매출과 무관한 불필요한 지출은 대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복리후생비 등 간접경비까지 대폭 축소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기업들이 유가불안이나 환율변수, 내수침체 장기화 등에 따라 내년 경제전망도 아주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덜 쓰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지만 장기적으로 신규투자나 고용위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