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은행이 행복나눔재단 출연금 늘리려는 이유

희귀·중증 질환자 치료비 '통큰 지원'

기업은행은 당초 150억원 규모의 IBK미소금융재단에 매년 50억원씩 3년간 출연해 총액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저소득ㆍ저신용자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서는 규모의 확대는 필요했지만 곧바로 규모를 늘리기에는 재정적인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시차를 뒀다. 하지만 조준희(사진) 행장은 계획을 확 바꿨다. 9일 미소금융재단에 150억원을 한꺼번에 추가로 출연한 것이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기업은행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 근로자 가족 중에 희귀ㆍ중증 질환자의 치료비를 전달하는 행사를 갖는다. 미소금융재단 등에 출연한 자금을 토대로 치료비 지원을 하고 있다. 조 행장은 지난 7월에도 희귀질환자의 치료비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전달식이 끝날 무렵에 한 가족이 할 말이 있다면서 무거운 표정으로 조 행장을 찾았다. 의아해하던 조 행장이 연유를 묻자 이 가족은 "올해로 희귀질환 지원을 받는 게 끝난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무겁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희귀질환을 돕기 위한 치료비 전달은 되도록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한을 3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자금사정 때문에 지원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다는 현실도 반영했다. 실제 희귀질환을 치료비는 경우에 따라서는 한 달에 1,000만원의 돈이 들어간다. 엄청난 치료비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지원이 끝날 시점이 다가서자 이 가족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섰던 것이다. 조 행장은 당시 "걱정 마시라"며 "지원시한은 연장하고 또 새로운 가족에게도 희귀질환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그 가족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나서 곧바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고 미소금융재단 출연금액을 일시에 150억원을 추가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총 출연금은 300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업은행은 2006년부터 희귀ㆍ중증질환에 대한 치료비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현재 447명에게 22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조 행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3년을 돕기로 한 것은 자금 등 여러 사정이 있었고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취지였겠지만 희귀질환이 3년 안에 치료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주목해 바꾸기로 했다"면서 "많은 환자들을 다 도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돕기로 한 환자는 치료가 웬만큼 끝날 때까지 도울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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