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연생태계 '보물섬' 울릉도

바람·물·돌·미인·향나무 5多의 섬<br>맑은 날엔 한눈에…<br>일출·일몰장관…내륙트레킹도 매력

자연생태계 '보물섬' 울릉도 바람·물·돌·미인·향나무 5多의 섬맑은 날엔 한눈에…일출·일몰장관…내륙트레킹도 매력 • [메모] 울릉도 가는 길·음식·숙박 육지에서 배로 출발한 지 두시간 반, 어렴풋이 섬의 윤곽이 시야에 들어 왔다. 망망대해의 동해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섬, 울릉도는 울퉁불퉁한 형상이 마치 ‘대충 주물러 놓은 밀가루 반죽’ 같다고나 할까. 종상(鐘狀)화산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총면적 72.5km2의 오각형 섬이다. 신생대에 바다 속에서 분출한 용암이 굳어 형성된 울릉도는 대부분이 현무암으로 배를 정박할 공간이 넓지 않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오징어잡이 배는 저동항에서 기항하고 여객선이나 유람선은 도동항에서 출발한다.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1만 명에 불과하나 육지와 연결해주는 도동항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울릉도엔 예로부터 뱀이 없고, 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이 많다고 하여 1무(無)5다(多)라 불렸다. 그러나 이방인의 눈에는 물(水), 오징어, 나물이 많은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보통 섬엔 물이 귀한 것이 일반적이나 울릉도엔 계곡마다 수량이 풍부해 수력발전을 일으켜 자체 수요를 충당하고 남는 전기를 육지로 전송할 정도다. 도동항에는 오징어를 직접 말려 판매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저동항의 배들 중 90%이상은 오징어잡이 배이다.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지속되는 오징어잡이 철에는 어화(漁火)를 가득 단 수백 척의 배들이 수평선을 가득 메워 장관을 이룬다. 봄과 여름철에는 나물을 재배한다. 18%에 불과한 비탈진 경작지에는 갖가지 약초와 삼나물, 고비, 부지갱이, 전호, 미역취 등 육지에서 볼 수 없는 특유의 작물들이 자란다. 이중 ‘명이’라고 하는 나물은 춘궁기에 명(命)을 이어줬다고 하는 구황식물. 이들 나물들은 모두 울릉도의 풍부한 자생식물에서 비롯된 것이 이채롭다. 육지와 오래 격리된 울릉도는 생태계의 보고다. 조(鳥)류 54종, 곤충류 345종, 식물 650여종이 자생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만도 흑비둘기, 향나무, 섬잣나무, 설송, 너도밤나무, 백리향 등 8개 지구 13종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엔 울릉도 전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환경부와 개발 사업을 통해 섬 발전을 꾀하는 주민들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내륙 트레킹 코스 중 저동항 위쪽의 내수 전에서 시작하여 섬 목에 이르는 4.4km의 ‘와달리길’을 걸어 봤다. 섬 일주도로 중 유일하게 도로가 뚫리지 않아 옛날 섬 북쪽의 죽암, 석포, 선창리 주민들이 생활물자를 구하러 저동ㆍ도동항으로 나올 때 이용하던 길이다. 섬말나리, 쥐오줌풀, 삼나물, 말오줌나무, 섬바디꽃, 노루귀, 섬남성, 만병초 등이 자연상태의 군락을 이루고 있다. 뻐꾸기를 비롯해 곳곳에서 들어 보지 못한 이상한 새소리가 들리고 풀섶에선 인기척에 놀란 꿩들이 푸드득 날아 오른다. 나무 숲 사이론 오랫동안 감춰진 울릉도의 해안 비경이 언뜻언뜻 모습을 비춘다. 섬목 도선장으로 하산하기 전 바로 위쪽에 붙어있는 석포는 원래 ‘정들포’라 하여 주변 경관에 마음을 뺏긴 나그네가 여간해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백태철씨(61)등 40여명의 주민들이 천궁, 도라지, 더덕과 여러 가지 나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10미터나 됨직한 커다란 산뽕나무가 있는 마을 쉼터에 서면 죽도와 관음도, 고기잡이 하는 배들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일출이 장관이고, 달맞이 하기도 제격이며, 맑은 날에는 멀리 독도까지 굽어볼 수 있다. 육지출신이지만 울릉도가 너무 좋아 수년 전부터 ‘울릉도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는 양진수(41)씨는 “값싼 중국산 오징어와 약초가 수입되면서 할 일 잃은 주민들이 점차 섬을 떠나고 있다”며 “개발을 통해 살 길을 찾으려는 것이 주민들의 마지막 소망이지만 환경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등 대대적인 노력도 함께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릉도(글ㆍ사진)=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4-06-17 19:34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