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10구단 창단이 야구계 잔치되려면


프로야구 10구단 체제를 완성할 열 번째 구단 선정작업이 시작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7일까지 받은 10구단 회원가입 신청에 KTㆍ수원과 부영그룹ㆍ전북이 등록을 마쳐 유치 경쟁이 2파전으로 압축됐다.

KBO는 외부인사 20명 안팎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가동, 다음주 중 실사에 착수한 뒤 이사회와 총회를 거쳐 늦어도 이달 안으로는 10구단 선정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KTㆍ수원은 관중동원 능력 등 시장성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과 야구의 융합을 통한 프로야구 산업발전을 내세웠다. 부영ㆍ전북은 지역적 야구 전통을 무기로 하면서 5개 구단이 수도권에 몰리게 된다며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10구단 시대’는 오랜 숙원이었기에 새 구단 창단은 한국 야구계와 팬들에게 희소식이다. 지난해 말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한 선수들의 보이콧 압력 등 진통 끝에 이뤄낸 성과인 만큼 더더욱 반갑다.


하지만 최근 구단 유치 과정에서 비쳐진 과열 양상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물론 신생 구단 창단은 이번이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기회이기 때문에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측은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희망찬 청사진도 내놓았다. 문제는 과도한 경쟁이 분열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양측은 지역 출신 인사를 내세워 세력을 과시하거나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등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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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은 KBO로 넘어갔다. KBO는 신생 구단 창단을 한국 야구의 진정한 잔치로 승화시키기 위해 잡음의 씨앗부터 없애야 한다. 평가위원회는 당초 제시한 야구단 운영의 지속성, 인프라 개선의지, 창단 기업 재정건전성, 관중 동원능력, 연고 지역 유소년 야구발전 계획 등 세부 항목에 따라 공정하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특히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평가위원의 신분 등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게 필수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유치 신청을 낸 KTㆍ수원과 부영ㆍ전북도 끝까지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양측은 회원가입 신청서를 낼 때 평가위원회의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각서를 동봉했다.

성공적인 10구단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열쇠는 KBO와 유치 신청 측 모두의 신뢰다. 신뢰는 모든 스포츠를 떠받치고 있는 근간이기도 하다.

덧붙여 KBO는 10구단 시대 개막을 앞두고 경기력의 하향 평준화 우려에 대한 대비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한 시즌 700만 관중 시대를 열었지만 경기침체로 비교적 저렴한 여가 수단인 야구 관전이 특수를 누렸을 뿐 경기수준에 대한 칭찬은 박했던 게 사실이다. 경기시설 현대화와 학교 야구지원 확대 등은 신생 구단만의 숙제인 것은 아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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