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쇼트커버링 수요로 중장기물 중심 금리하락 가능성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일관되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그동안 금리인상에 반대 입장이었던 기획재정부도 성장 정체 위험보다는 물가의 상승위험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동조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징후에도 불구하고 2년 이하의 단기금리는 4월말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장기금리는 박스권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시장금리의 상승을 예상하여 채권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장기투자기관과 선제적으로 중장기물 매도를 통해 듀레이션을 축소했던 일부 기관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지만 않는다면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중장기금리의 상승세가 계속해서 제한된다면 그동안 채권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장기투자기관과 미리 듀레이션을 줄였던 일부 기관들에게는 숏커버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반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단순히 물가가 상승한다고 해서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채권수익률은 물가보다는 경기지표의 흐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왔으며,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경제 역시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있어 경기모멘텀 둔화에 따른 금리하락 압력이 여전히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채발행의 축소와 외국인의 채권투자 지속으로 수요우위의 수급상황이 유지되고 있어 악재보다는 호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그동안 금리상승을 예상하여 채권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장기투자기관은 오히려 금리하락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연기금의 채권매수 금액은 지난해 대비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며, 보험권은 여전히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이 큰 상황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마땅한 투자대안을 찾기가 어려우며, 보험사의 경우에는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위험관리기준인 RBC(Risk Based Capital)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을 축소시켜야 한다. 결국 장기투자기관들이 채권투자를 계속해서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하반기 물가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으나, 경기모멘텀 둔화와 우호적인 수급여건으로 금리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그동안 금리상승을 예상하고 채권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장기투자기관과 선제적으로 듀레이션을 축소했던 일부 기관들이 예상보다 금리상승이 제한되면서 숏커버링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주 채권시장은 이들의 숏커버링 수요로 중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금리하락세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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