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사실상 미국 경기침체 종료를 선언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리먼 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맞아 진보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기술적 관점에서 경기 침체는 거의 끝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벤 버냉키 의장은 '격동의 1년(A year in turmoil'을 주제로 연설한 뒤 경제 상황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한 뒤 "그러나 당분간은 여전히 경제가 매우 취약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경기 인식은 지난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상의 "경제 활동이 안정되고 있다"는 진단에서 한 걸음 더 나아 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14일 FRB 내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성장중시론자)인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도 "미국의 경기 후퇴는 여름에 끝났을 것 같다"고 진단 한 바 있다. 버냉키 의장의 '경기침체 종료' 발언 소식이 전해진 뉴욕 증시는 오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는 전날 보다 0.5%가량 소폭 상승,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의 경우 지난해 10월6일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경기회복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강조, 지나친 낙관론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 실업률을 떨어뜨릴 만큼 회복의 강도는 높지 않고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대부분 경제전문가의 일반적인 견해도 2010년까지 경제성장 속도는 완만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경제 성장률이 완만하거나 잠재 성장률(3%)보다 높지 않다면 실업률도 느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