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매매특별법' 시행 석달 "얼어붙은 업소들"

집창촌 '개점휴업' 강남 대형업소는 '연말호황'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서울 시내의 대표적인 집창촌들과 유흥업계는 술자리가 많은 연말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경기불황의 여파까지 겹쳐 성매매 업소 뿐 아니라 숙박업이나 인근 상점 등 관련업종까지 휘청거리는 가운데 강남권 등에 위치한 일부 대형 유흥업소만이 불황을모르는 부유층 손님들의 송년모임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소들의 고사 위기 속에 이른바 `2차'로 불리는 성매매 역시 급감했지만 업소가 아닌 `제3의 장소'나 주택가 등 단속 취약지역에서는 음성적인 2차가 행해지고있다는 후문이다. ◆ 집창촌 "기름값도 없어..업주는 기소중지자 신세" = 속칭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집창촌은 일부 업소에서 `홍등'을 켜고 영업을 재개했지만 왕래하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었다. 업주 전모(55)씨는 "특별법 시행으로 선불금만 3억2천만원 날리고 살고 있는 집마저 오는 26일이면 경매에 들어간다"며 "경찰 단속으로 물게 된 벌금도 내지 못해기소중지자가 된 신세"라고 하소연했다. 전씨는 "이곳 여성들도 기름값이 없어 냉방에서 지내는 경우가 있다"며 "미아리에 있는 120여개 업소 중 절반 정도는 개점 휴업 상태이고 주변 200여개 상점과 노점상들도 모두 `굶어 죽겠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집창촌 여성 중 절반이 넘는 수가 인터넷이나 여관 등을 통해 음성적인성매매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여성들이 일반인 생각처럼 쉼터 등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집창촌인 `청량리 588'에도 한파가 몰아닥친 것은 마찬가지. 관할 청량리경찰서 관계자는 "이곳에 등록된 146개 업소 중에서 30~40곳 정도만영업을 하고 있고 그나마 불만 켜 놓은 상태"라며 "특별법 발효 이후 영업을 하다경찰에 입건된 여성은 모두 3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간 집창촌 일대에서 근무했지만 주변 상권이 이처럼 최악인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특별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계속된 경기불황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유흥업계도 쇠락..일부 대형업소 `연말 활기'= 경찰의 단속과 경기불황은 집창촌이 아닌 유흥업계에도 큰 타격을 줬지만 강남 등지의 일부 대형업소는 연말을맞아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서울 마포의 한 유흥주점 관계자는 "인근 건물에 업소 2호점을 냈다가 특별법시행 후 바로 문을 닫았다"며 "연말이라 `가격파괴' 전략으로 손님들을 모으고 있으나 30% 정도 밖에 안되며 다른 업소들은 이 마저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강남권 유흥주점 역시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손님이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장사가 잘 안되니 `2차' 역시 엄두를 못내고 있으며안마시술소 등 일부 유사성행위 업소에서나 단속 적발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선릉역 인근의 한 대형 룸살롱은 12월 중순이 넘어가자 부유층 단골 등의예약문의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 업소 관계자는 "불황을 모르는 손님들은 연말을 맞아 가격을 슬쩍 올려도 `분위기만 괜찮으면 좋다'는 식"이라며 "`2차'를 가고자 하는 일부 손님들은 제3의장소로 이동시켜 여성들과 연결시켜 주고 있지만 조심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양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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