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드릴십 가격만 '나홀로 고공비행'

국내 조선사, 기술력 앞세워 '높은 선가' 제시 탓… 추가 상승 예상<BR>LNG선은 변동없어 대조



조선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선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석유시추선인 드릴십의 선가만 유독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드릴십의 경우 석유 시추장비와 옵션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지지만 국내 선사들이 앞으로도 가격을 낮춰 수주할 가능성이 적어 선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9만6,000톤 규모의 드릴십 2척을 척당 6,095억원에 수주했다. 불과 3일 후 수주한 드릴십 가격은 6,614억원에 수주해냈다. 삼성중공업은 또 4월 말에는 드릴십을 6,598억원에 수주해 4월 한달 동안 수주한 선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역시 연초 이후 다이아몬드 오프쇼어사로부터 3척의 드릴십을 잇따라 수주한 가운데 선가도 꾸준히 올랐다. 1호기 수주 가격은 5억2,000만달러에 수주한 후 2호기는 5억9,000만달러, 3호기는 6억1,000만달러에 수주한 것이다. 드릴십의 선체 사이즈는 모두 7만톤으로 동일하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드릴십은 선체 사이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옵션 사항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릴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옵션이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옵션 고급화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드릴십 가격의 상승세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도 "선체 규모는 동일하지만 옵션 사항이 달라 선가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드릴십 수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하는 드릴십 가격의 상승세를 국내 조선사의 기술력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드릴십을 수주할 수 있는 조선사가 '빅3'에 한정된데다 납기일이 오는 2013년인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연초 이후 꾸준하게 협상 가격을 높여왔다는 해석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 가동 계획이 꽉 짜인 상황에서 고부가 선박인 드릴십 가격을 낮춰서까지 수주하려는 조선사는 없을 것"이라며 "철강재 가격 상승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해외 선주사에 가격을 높여 제시하는 협상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LNG선 가격은 변동 없이 동일한 수준에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초 골라LNG사로부터 16만㎥규모의 LNG 운반선을 척당 2억달러에 수주했다. 또 다른 유럽선사로부터 받은 16만㎥규모의 LNG 운반선 역시 척당 2억달러에 수주하는 데 그쳤다. 서로 다른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것이지만 같은 규모의 LNG선 수주 가격이 동일한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