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담보대출 관행에 수출 물거품/5년째 지원금 한푼못받은「금정기술」

◎구강세척기 개발 등 기술력 뛰어나도 자금 요청하면 “담보 내놔라” 생산못해 발동동기술은 있어 여러 곳에서 각종 자금지원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정작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한번도 도움을 받지 못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금정기술산업의 김관현 사장(48)은 지난 92년까지 15년동안 검찰공무원으로 재직,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퇴근해「발명」을 했다.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발명을 시작한 지 5년째인 지금 김사장은 60여건의 발명 및 실용신안특허를 출원했다. 김사장의 사실상 최고이자 첫번째 히트작은 지난 93년말 개발한 샤워식 구강세척기인「오랄샤워로」다. 이 제품은 세면대 수도꼭지에 호스를 부착하고 수압을 이용해 호스에서 나오는 물로 입안을 청소하는 기계다. 전기가 필요없는 것이 장점이다. 또 전기진동으로 이를 닦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잇몸을 상할 염려도 없다. 단국대에서 조사한 결과보통 칫솔을 쓸 때는 치석이 전혀 제거되지 않지만 이 제품을 쓰면 반 이하로 떨어졌다. 김사장은 이 제품으로 지난 94년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1억원의 공업발전기금을 배정받았다. 이후 기술신용보증기금이 1억원, 무역협회가 해외시장개척기금 6천4백만원, 서울시가 중소기업육성자금 1억5백만원을 각각 지원배정했다. 그만큼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김사장은 한번도 돈을 빌릴 수가 없었다. 모두들 담보를 구해오라는 얘기뿐이었다. 퇴직금은 물론 친지에게서 빌린 돈은 전부 제품개발을 위해 써버렸다. 『다들 담보와 매출실적을 요구하더군요. 담보는 처음부터 없었고 매출은 제품생산을 해서 팔아야 나오는 것 아닙니까. 참 안타까웠습니다』 김사장은 한때 미국의 바이어로부터 오랄샤워로 1백만개를 납품해달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수출을 위해서는 몇가지 개선할 점이 있었고 여기에는 돈이 들었다. 결국 수출을 할 수 없었다. 김사장은 최근 대기업의 종합상사인 S사로부터 수출제의를 받았다. 이 역시 수출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했고 여기에는 1억5천만원정도가 들었다. S사는 이번주중 자금지원여부를 결정한다. 금정기술은 최근 기존 제품과는 획기적으로 다른 동력전달장치에 대한 설계를 마치고 시제품생산을 위해 도움을 줄 투자자를 찾고 있다. 이 기계는 관성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연료를 절감하고 환경보호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동력전달장치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30∼40%의 연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김사장의 설명이다. 금정기술은 최근 창투사등 여러 군데서 투자제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사된 것은 없다. 『제품상용화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개발하고 생산해서 내다팔아야 할 것들이 많은데 하루 빨리 돈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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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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