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위기의 시대 책에서 길을 찾다] 사소한 작은 요소과 행동을 바꾼다

넛지<br>리차드 탈러ㆍ캐스 선스타인 지음, 리더스북 펴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키폴 공항의 남자 화장실 소변기 중앙부에는 파리가 그려져 있다. 대개 남자들은 볼일을 볼 때 조준하는 방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변기 주변이 더러워지곤 한다. 하지만 눈앞에 목표물이 있으면 집중하게 되고 자연히 변기 가운데에 맞출 확률도 높아진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해 낸 경제학자 아드 키붐(Aad Kieboom)은 스키폴 공항 건물의 확장공사를 감독했고, 이 파리 그림이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나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변기에 그려둔 파리가 바로 '넛지(nudge)'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 찌르기'라는 뜻의 단어다. 주의를 환기하거나 부드럽게 경고하려는 의도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하고 작은 요소가 사람들의 행동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외부에서 개입을 하되 행동하는 사람의 자유주의를 존중해 똑똑한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힘이며 일종의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다. 대선 후보 시절의 버락 오바마와 영국 보수당의 데이비드 카메론이 이 넛지를 활용한 정책을 수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실생활을 예로 들면 사용자 환경을 편리하게 조성함으로써 대박을 터뜨린 아이팟이 대표적이다. 슈퍼마켓 진열대에 배열을 바꿈으로써 특정 식품의 판매를 25% 이상 증가시키기도 하고, 위험한 급커브 구간에서 차선 간격을 좁게 그려 속도가 증가하는 느낌을 줌으로써 운전자들이 속도를 늦추게 하는 것도 '넛지'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넛지를 이용해야 할까. 인간이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호모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라 하지만 현실에서는 타성에 빠지거나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ㆍ따로 지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선택되는 옵션)을 따르는 성향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작용하는 부드러운 자극은 금지나 인센티브 이상의 성과를 유도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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