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합병 레이스… 이미 신호탄 올랐다/은행 경영혁신

◎‘먹느냐 먹히느냐’ 치열한 생존게임/개방·자율·구조개편 3대 트렌드/성장­내실 두마리 토끼잡기 안간힘/‘앉아서 장사’ 옛말… 고객감동 확산『은행간의 우열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96년 결산실적을 보며 은행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말이다. 공식적으로 우열을 확인해주는 기관은 없지만 은행원들은 이미 「잘하는 은행, 못하는 은행」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같은 우열이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수년간 국내 은행권의 최대 화두가 될 「합병」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산업 구조개선법」등 합병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각종 제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지만 내년에 바로 은행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이는 피상적인 관찰에 불과하다. 국내 시중및 지방은행들은 이미 합병국면의 1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각 은행의 경영전략을 보면 최대의 고려사항은 바로 「합병에 대한 대비」이다. 규모가 작은 은행은 합병에 대비해 규모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규모는 크나 「물살」인 은행들은 이를 「근육질의 단단한 살」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모두 향후 2∼3년내 본격전개될 은행합병에 대비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따라서 은행간 우열은 바로 본격적인 합병국면이 전개될 때 「먹느냐 먹히느냐」의 생존권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로 대두한다. 내년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같은 우열이 금융시장 개방, 금융자율화 확대, 금융산업 개편 등 외부 환경변화와 더불어 더욱 뚜렸해지리라는 점 때문이다. 먼저 국내금융시장의 개방은 그동안 온실속에서 자라온 국내은행들로 하여금 「비바람부는 들판」속에서의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결제은행(BIS)가입 등이 당장 내년에 국내은행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외국의 은행,증권,투신에 대한 국내 현지법인 설립이 허용되고 시장리스크를 감안한 신BIS비율(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이 적용되는 98년부터는 도매금융,유가증권업무,국제업무 등 금융기술력이 존재하는 부문에서의 시장잠식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간 경쟁 또한 은행,증권,보험업간 부수.주변업무의 겸업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여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96년 한해동안 국내 16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이 국내외 금융기관들과 각종 업무제휴를 맺었고 이는 올해들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개방화, 자율화의 흐름과는 다르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관의 금융지배 의지가 강해 은행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비상임이사회제도 도입, 금융기관 구조개선법, 정부의 금리규제 등을 보면 정부의 은행인사 및 경영에 대한 개입의지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 「변해야 산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여전한 관치금융으로 「변화의 정도」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일부 은행들은 이같은 내외의 모순된 분위기속에서도 올바른 경영전략을 채택, 성장과 내실을 모두 달성하고 있다. 반면 일부 은행들은 구태의연한 외형위주의 성장전략 채택, 무리한 질경영 추진 등으로 은행을 수렁에 몰아넣고 있다.<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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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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