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2020년 자산 420조 메가뱅크 일굴 것"

창립 50돌 농협 '비전 2020' 발표<br>도소매 유통 원스톱 서비스 등<br>경제지주 매출도 3배로 확대<br>"농가대출 경쟁력 키워야" 지적도


우리나라 농업을 대표해온 '농협'이 6일 50주년을 맞는다. 농협은 50주년을 맞아 6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전국 농업인 한마음 전진대회'를 열고 10년 후 농협의 발전방향을 제시한 '비전 2020'을 발표한다. 또 농업인의 권리와 의무를 선포하는 '신농 권리장전'을 제정한다. 농협의 쉰 돌 생일은 여러 모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농협은 지난 50년간 농민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크고 작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느 때보다 큰 일들을 겪었다. 최악의 전산 사고로 홍역을 치렀는가 하면 새 농협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지주회사 체제로 재출범한다. 골조 작업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셈이다. 농협은 '비전 2020'에서 농협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그룹과 종합유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대내외에 공표할 예정이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신용사업 부문에서 다른 은행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사업에서는 도소매 유통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자산 420조원 거대 은행으로 거듭난다=농협은 오는 2020년까지 총자산 420조원, 당기순이익 3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해 기준 농협의 총자산은 181조원, 당기순이익은 7,000억원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총자산은 300조원, 당기순이익은 3조원 이상 늘려야 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농협은 2020년까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우량 금융기관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현재 4.12%에 불과한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2020년까지 11.6%로 두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사업 부문에서도 현재 40조원인 매출액을 118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제지주 매출 3배 늘린다=농민들을 위한 지주회사인 경제지주도 비전을 내놓았다. 우선 산지유통 점유율을 현행 43%에서 62%로 올리고 도매유통 점유율도 현행 4%에서 34%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축산물 소매 점유율도 현행 10%에서 17%로 늘려 이마트ㆍ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마트와 정면 승부하겠다는 게 농협의 목표다. 축산도 마찬가지 한우ㆍ달걀 등 주요 품목의 점유율은 40~50%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농협의 방침이다. ◇버거운 목표…틈새 시장 공략해야=하지만 농협의 목표달성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기업대출시장은 시중은행의 쌓아 놓은 장벽이 두터워 여의치 않고 가계대출도 포화상태다. 최근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대출 중단 사태의 중심에 섰던 것이 단적인 예다. 농협이 규모확대에만 치중하기보다는 농협 특유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효찬 삼성경제 연구위원은 "농업 선진국의 은행처럼 많은 지점을 활용해 농가대출에 경쟁력을 키우는 등 기존 시중은행이 등한시한 부분에 경쟁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본금 확충이 시급하다. 농협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정부에 60조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를 고스란히 예산에 반영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재정부는 예산지원의 전제조건으로 경쟁력 없는 일부 지점의 폐쇄 등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내년부터 정부의 손을 떠나 지주회사로 새롭게 태어나는 만큼 농업인 지원을 명목으로 정부에게 손을 벌리는 모습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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