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한숨돌린 삼성… 최종판결 뒤집을까

■ ITC, 삼성-애플 특허소송 예비판정 재심의<br>보호무역 비난에 일방적 편들기 힘들지만 예비판정 번복사례 드물어 낙관은 일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판정 재심사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예비판정이 뒤집어 진 경우가 드물어 오는 3월 최종 판결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2011년 6월과 7월 각각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밝혀 '보호 무역주의'논란을 일으켰다. 삼성은 예비판정 결과에 반발하며 즉각 재심의를 요청했고 ITC가 이번에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전문가들은 ITC가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을 상당 부분 의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유럽과 한국, 일본 등은 양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판결을 내놨지만 유독 미국에서만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도 미국 법원이 자국 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놓고 있다며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여기에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특허권과 지적재산권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주요 국가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특허청 역시 지난해 12월 애플의 특허 3건에 대해 무효 판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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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ITC의 재심 결정은 당장은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예비판정이 최종판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재심의 과정에서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은 ITC가 재심의를 검토한 뒤 최종판결에서 예비판정을 번복하고 무혐의 판결을 내놓는 경우다. 이미 ITC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예비판결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애플에 유리한 판결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최종판결에서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자칫 미국시장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최신 제품인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가 소송 대상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로서는 세계 최대 휴대폰시장인 미국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ITC는 미국 대통령 직속의 준사법 독립기관으로 주로 특허 침해와 반덤핑 규제 등 국제적인 통상분쟁을 다룬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제품의 관세율을 인상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며 사안에 따라서는 수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이 최종 재가를 맡기 때문에 특허침해 여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연방법원의 판결에 비해 영향력과 파급력이 훨씬 크다. ITC는 재심의 절차에 착수한 뒤 오는 3월 7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최종판결을 내놓고 같은 달 27일에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최종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ITC의 최종 판결에 따라 양사의 특허전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삼성전자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어 한쪽에 일방적인 판결을 내놓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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