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럽위기 어디로] 외국인 "한국 채권 사자"

이달 1조 순매수…유럽 대체 시장 부각<br>"안전자산" 인식 투자 수요 더 늘어날듯


외국인들이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는 데 반해 채권시장에서는 적극적인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데다 유럽시장의 대체투자 대상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된 가운데 투자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 강세 나타내=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채권금리는 닷새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채권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채권가격은 올랐다는 뜻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10%포인트 내린 것을 비롯해 국고채 1년물ㆍ5년물ㆍ10년물ㆍ20년물, 통화안정증권 91일물ㆍ364일물ㆍ2년물, 산금채, 한전채 등 대부분의 채권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3년 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채권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섬에 따라 외국인의 원화자산 매도에 대한 우려를 상당히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6일의 경우 주식은 물론 채권가격도 떨어지자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원화자산을 매도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최근 2거래일간 채권 선물은 순매도했지만 현물시장에서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데 힘입어 채권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6일 주식 및 채권시장의 동반 약세는 원ㆍ달러 환율급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 채권 적극 매입=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외국인을 중심으로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은 이달 3일 3,455억원의 채권을 사들인 데 이어 ▦4일 2,296억원 ▦6일 2,399억원 ▦7일 2,800억원 등 채권시장에서 모두 1조원 이상의 상장 채권을 매입했다. 외국인은 이 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2조2,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채권 순매수 기조는 꺾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주식은 현금 유동성 확보 및 차익실현 차원에서 서둘러 처분하는 데 반해 채권은 안전자산이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금리인상이 어려운데다 환율 상승세도 진정 국면을 맞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쉽게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지속되며 채권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있고 국내 채권시장이 외국인들로서는 대체투자처이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악재가 심화되거나 환율이 다시 급등세를 나타낼 경우 장기적으로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유럽시장에 묶인 자금 때문에 국내 채권시장에서 보유 채권을 대거 매각할 수도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단적으로 확산될 경우 채권마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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