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실물경제도 위기 영향권에 들어서나

글로벌 재정 및 금융위기의 파장이 실물경제에 전이되고 있는 형국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급감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냉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전월보다 무려 34억달러나 줄어든 4억달러에 그쳤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기업의 체감경기도 급속히 위축돼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4ㆍ4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4에 그쳤고 한은의 9월 BSI도 81로 낮아져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8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감소한 것은 여름철 휴가로 수출은 줄어든 반면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행히 9월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주력제품의 수출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자동차ㆍ조선 등은 선방하고 있지만 수출비중이 큰 반도체 및 LCD의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해외시장을 챙기고 나선 것은 수출전선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재정불안과 금융불안이 겹쳐 있다는 점에서 세계경제의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도 예상보다 클 것으로 우려된다.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대책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비록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해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금융 부문에 이어 실물경제까지 이미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ㆍ주가 등 금융 부문의 안정과 함께 수출을 비롯한 실물 부문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대응 차원의 비상대책 시스템 가동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 위기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안을 적극 풀어나가는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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