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그들의 위대한 업적은 난독증 덕분이었다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토머스 웨스트 지음, 지식갤러리 펴냄)<br>다빈치… 안데르센… 아인슈타인… 에디슨… 처칠… <br>글자 아닌 '시각적 사고' 통해 색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br>문자의 창조력 한계 뛰어넘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토머스 에디슨

윈스턴 처칠

윌리엄 예이츠

"학창 시절에 나는 특별히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형편없지도 않았습니다. 나의 가장 큰 약점은 기억력이 나쁘다는 것, 특히 단어나 문장을 잘 외우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 중 한 사람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고백이다. 학창 시절 그의 그리스어 선생님은 아인슈타인에게 "너는 커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종종 회자되곤 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수학과 물리는 독학으로 학교 교과 수준을 뛰어넘었고 철학도 마찬가지였다. 아인슈타인은 가끔 자기 아이디어의 원천이 '이미지를 가지고 장난하며 노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댈러스대 교수인 저자는 예술가나 작가, 과학자 등 유명인 가운데 일종의 난독증이나 학습장애를 겪었지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 많다고 주장한다.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보바리 부인'의 저자 귀스타브 플로베르, 시인 윌리엄 예이츠, 영화배우 톰 크루즈, 미국의 정치가 넬슨 록펠러,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 등이 모두 일종의 난독증이나 학습장애를 지녔다고 한다. 저자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외견상의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장애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즉 글이 아닌 이미지로 생각하는, '시각적 사고'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예이츠의 경우 문학적인 상상을 하다 보면 기하학적 이미지들이 떠오른다고 했고 다빈치는 책이나 강의보다는 직접적인 경험이나 관찰을 통해 배우려고 했다. 저자는 "(시각적 사고를 통해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틀에 박힌 사고를 뛰어넘어 문제를 색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어떠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아이디어로 빛을 발한다"며 "말이나 글보다 빠른 이미지로 사고하면 글자에 갇혀버린 창조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사고하는 사람들보다 생각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주장한다. 이미지로 생각하면 연상, 유추 등 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에 생각이 빠를 수 밖에 없고 문제를 폭넓고 색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며 결과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시말해 글자를 읽으면 지식이 ''''. 그 근거로 저자는 일반 대중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시기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창조물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읽고 쓰지 못했던 시기에 완성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근의 기술 발전과 시대 흐름의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공 지능과 컴퓨터 기능이 날로 발전하면서 단순한 작업들은 물론 다소 복잡한 작업까지 기계로 대체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무한정 제공되는 정보들도 점차 고급화돼 가고 있다. 수백 년 동안 큰 특혜를 누렸던 기존의 문자 관련 능력이 과거보다는 가치를 잃게 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뛰어난 시각적 사상가들이 자신의 우수성을 드러내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획기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무대가 조만간 마련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말한다. "때로는 시각적 사상사들과 난독증 공상가들이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것을 볼지도 모른다. 남들은 자존심과 거만함 때문에 꺼리는 행동을 그들은 기꺼이 행하기도 한다. 우리가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갈 길을 찾아내려면 지금 반에서 바닥을 헤매는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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