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근무 중인 강영우(62) 박사가 9일 '녹차골' 전남 보성을 찾아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최근 출간한 자신의 신간 '꿈이 있으면 미래가 있다' 발표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강 박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권유로 이날 생전 처음 보성을 방문했다. 강 박사는 "시골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만나기는 처음이고 보성도 처음 와보지만 이곳은 나에게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지난 60년대 후반 대학진로를 고민하던 중 앞을 못 보고 가정형편까지 어려운 자신에게 국어를 가르쳐주고 대학진학의 길을 열어준 '과외교사'가 보성 벌교 출신이었다는 추억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에 다니던 그분이 나를 '강형'이라고 부르며 깍듯이 대했고 대학진로와 공부에 천금 같은 조언을 해줬다"며 "지금은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분으로부터 보성 벌교 이야기를 그때 참 많이 들어 지금도 보성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고 감회를 말했다. 특히 강 박사는 자신의 신간 가운데 마지막 장인 '섬기는 지도자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켜라'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변화시키면 온 세상이 변화될 것"이라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축구공에 눈을 맞아 망막이 손상돼 끝내 실명한 뒤 어머니를 여의는 등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강 박사는 UN 세계장애인위원회 부의장, 루스벨트재단 고문도 역임하고 있으며 지난달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 등과 함께 미 루스벨트재단이 선정한 127인의 공로자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