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월 5일] 재해 무방비 '3류 도시' 서울

4일 새벽부터 시작된 폭설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는 교통 등 도시기능이 거의 마비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눈과 같은 재난에 아무런 대책도 없는 형편없는 '3류 도시'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27일 고작 2㎝ 남짓한 눈에 교통이 완전히 마비될 정도니까 지금처럼 많은 눈이 내린 수도 서울이 어떤 지경일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철저한 대책을 세우겠다며 뒷북 치기를 일삼는 서울시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은 이제 무슨 변명을 늘어놓을지 궁금하다. 눈이 쌓여 교통이 마비되고 시민은 엄청난 고통을 겪는데도 간선도로조차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도로교통 마비로 지하철을 이용하려 했으나 서울메트로가 운행하는 전동차까지 고장까지 일으켜 시민들은 이중 사중의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도대체 국민이 무엇 때문에 꼬박꼬박 세금을 내야 하는지 분통이 터지는 것도 당연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27일 이후 제설작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면서 세종로 등 주요 도심 진출입 6개 노선의 제설작업을 자치구 대신 직접 맡아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도로의 제설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디자인이니 르네상스니 광장이니 온갖 명분을 만들어 전시용 행사와 사업을 위해 세금을 물쓰듯 하면서 정작 대다수의 시민이 고통을 받는 재난에 대한 대책은 뒷전이기 때문이다. 입만 열면 시민을 위한다고 떠들고 자화자찬의 홍보 선전물이 넘쳐나지만 서울은 외국 평가기관들의 평가대로 '3류 도시' '사람 살 곳 못되는 도시' '염증 나는 도시' 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선진 일류도시들은 수십㎝씩 폭설이 내려도 최소한의 통행은 가능하도로 재난대책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가동된다. 말이 비상대책이지 사실상 예산만 낭비하고 국민은 고통을 받을 대로 받아야 하는 이름뿐인 재난대책을 대수술해야 한다. 오보청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기상청에 대해서도 예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이번 겨울의 몇 차례 눈과 그에 따른 재앙은 서울을 비롯한 도시행정이 얼마나 엉터리이고 국민의 세금이 얼마나 허술하게 쓰이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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