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의 미소금융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요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월 100만원 남짓한 급여를 받는데 업무실비를 충당하기에도 버겁기 때문이다. 현재 춘천지점은 강원도의 유일한 미소금융 대출창구여서 A씨는 대출상담과 사후 자활관리를 위해 춘천에서 왕복으로 200여㎞에 이르는 경남 고성, 강원 양양 등으로 자주 발품을 팔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출장지 중에는 대중교통편이 열악한 시골이 많아 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의 급여로는 기름값을 대기도 빠듯하다. A씨의 사례는 최근 열린 미소금융재단 및 지점의 사무국장회의에서 제기된 문제 중 하나다.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도 단위마다 미소금융지점이 1~2곳에 불과하다. 지방지점 봉사자들은 대출상담ㆍ관리를 위해 왕복 수십~수백㎞에 달하는 거리의 현장을 방문하는 일이 잦고 소요되는 교통비만 해도 만만치 않다. 이에 비해 급여는 실비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게 봉사자들의 푸념이다. 이 때문에 봉사자들의 중도하차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의 한 미소금융지점 대표는 "금융 전문성이 있고 도덕성과 자발적 의지를 두루 갖춘 봉사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사기가 떨어져 그만두는 분들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급여를 높여주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진퇴양난이다. 정부는 앞으로 총 200여곳의 미소금융지점을 설립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출 계획이다. 각 지점마다 최소 3~5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간 600~1,000여명의 금융 전문 봉사자들이 필요하다. 이들 급여를 현재처럼 연간 1,000만원 남짓으로 최소화해도 연간 최대 100억원에 육박하는 재원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지방의 지점을 최대한 빨리 늘리는 것이 대안으로 꼽힌다. 광역지방지차단체마다 지점이 늘어나면 지점별 관할 면적이 줄어들어 봉사자들의 이동거리가 줄고 그만큼 당사자들의 교통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미소금융지점은 35개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상당수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