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CC, 현대엘리 지분 매각

스위스계 쉰들러홀딩스AG에 21.47% 전량팔아<br>일분선 "현대그룹 경영위협등 압박요인 될수도"

‘앓던 이를 뽑은 것인가, 적과의 동침인가.’ KCC가 현대그룹 경영권 쟁탈을 위해 보유했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전량 매각해 양사간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KCC는 27일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47%를 세계 2위의 엘리베이터 업체인 스위스계 쉰들러홀딩스AG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제1 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KCC는 이번 결정이 자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며 총 매각대금은 1,255억5,000만여원(주당 8만2,000원)이라고 덧붙였다. KCC는 경영권 쟁탈 실패로 불용자산으로 전락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각하면서 3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남기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쉰들러홀딩스AG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서울 적선동 본사를 방문해 자신들이 우호적 주주의 입장에서 지분참여를 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경영위협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회장과 모친인 김문희 여사, 특수관계인, 현대증권의 보유지분과 자사주를 포함해 모두 42.2%의 우호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장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손준덕 유틸리티 앤 스몰캡 파트장은“쉰들러홀딩스AG가 국내 시장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 지분매입을 통해 현대그룹을 압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평가했다. 쉰들러는 지난 2000년에도 현대그룹과 엘리베이터 인수를 위해 구체적인 가격조건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등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울러 KCC의 지분매각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딴죽을 걸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쉰들러가 대주주로 경영활동에 발언권을 행사할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기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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