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FTA는 돈이다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뉴스나 홍보가 넘치지만 막상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에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기업에게는 FTA는 돈이며 산소와 같은 존재다. 일본회사에 주문자 제작(OEM)을 줬던 국내 중견 화장품회사 A사의 사례는 FTA가 돈이 된 경우다. 이 회사는 일본 회사에 OEM 방식으로 하청을 주고 한국으로 이를 수입해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던 회사였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할 때, 한국에서 외국으로 수출할 때 두 번의 관세를 물어야 했다. 지난 2007년 한-아세안 FTA가 발효된 후 서울세관FTA컨설팅팀은 이 회사에 OEM업체를 아세안 지역 회사로 바꾸도록 권했다. FTA 협정에 따라 아세안 지역과의 화장품 품목 수출입에 대한 관세율이 철폐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겨 수입 관세를 물지 않게 됐고 화장품을 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세안 국가로 수출할 때도 영세율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결국 10% 이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었다. 그런데 기업들이 이 같이 FTA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CEO의 적극적인 활용의지를 바탕으로 전문인력 양성, 원산지관리시스템 구축, 인증수출자 지정 등 준비된 기업만이 FTA 특혜관세를 차지할 수 있다. 한ㆍEU FTA 발효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수출기업이 한ㆍEU FTA 특혜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증수출자 지정이 필요하다. 즉, 건당 6,000 유로 이상 물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사전에 세관으로부터 인증수출자로 지정을 받아야만 원산지를 자율적으로 증명하여 FTA 특혜관세로 수출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자면 인증수출자로 지정받지 못하면 FTA 특혜관세 혜택을 못 받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에 대비하지 못하거나 혹은 안하고 있다. 당장 인증수출자 지정 신청을 할 여건이 안 된다면 FTA컨설팅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기를 권한다. 무역의존도가 GDP의 82%를 넘는 우리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FTA의 적극적 활용으로 FTA가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