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은 또 오는 2014년까지 115억유로 규모의 재정을 삭감하기로 돼 있는 긴축안을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혹한 긴축안에 반발하는 국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향후 트로이카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새 연정은 트로이카에 긴축안 2년 연장을 요구할 것이며 공공 부문에 대한 가혹한 긴축안은 (문제해결을 위한) 좋은 출발이 아니기에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이카가 요구하는 공공 부문의 대량해고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안드레아스 파파도풀로스 민주좌파당 대변인도 "3당은 공공 부문 대량해고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으며 퇴직자 규모를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로이카도 그리스가 (국민들의) 폭넓은 동의하에 화합할 수 있고 (긴축안을) 실행할 수 있는 정부를 가지기를 원할 것"이라며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그런 정부가 들어섰다는 점을 이해하고 몇 가지 중요한 이슈들을 다루기 위해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공공 부문 구조조정을 통한 지출축소의 경우 트로이카가 그리스 정부에 구제금융 조건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라는 점이다. 실제 얀 케이스 데 야허르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유로존 및 EU 재무장관 모임에 앞서 "다른 대안은 없다"며 "그들은 (트로이카와 약속한) 주요 긴축안을 가능한 빨리 이행해야 하며 긴축조건을 완화하기 위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정부는 지난 3월 트로이카로부터 1,730억유로에 달하는 2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2015년까지 공공 부문의 일자리를 15만개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의 이 같은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후 그리스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 겨우 수백명을 해고했을 뿐이며 3만명의 공무원을 예비인력(labor reserve)으로 전환해 정상 임금의 60%만 지급하고 1년 뒤 해고하겠다고 한 약속도 잊은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