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신주발행 비율등 합의땐 속도 붙을수도

[유재한 사의 하이닉스 어디로] ■ 기로에 선 매각 <BR>구주매각 추진 유사장 사임, 가이드라인 마련 수월해져 <BR>채권단·부처등 이견 증폭땐 매각작업 또 좌초 우려도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좌초냐 아니면 탄력을 받느냐'의 기로에 섰다. 입찰 가이드라인을 놓고 채권단 내부는 물론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와의 이견이 증폭될 경우 하이닉스 매각은 좌초될 수 있지만 사의 표명을 계기로 구주매각과 신주발행 비율 등에 대한 합의만 이뤄진다면 매각에 의외로 가속이 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든 구주 중심으로 이뤄지던 매각방향은 신주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권단은 일단 "정책공사가 보유한 지분 매각을 철회하지 않는 한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구주매각과 신주발행 비율을 놓고 그간 유 사장과 일부 채권단 간의 이견이 컸는데 유 사장의 사의로 지분 매각의 입찰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더 수월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채권단 내의 이견이 좁혀진다면 하이닉스 매각방향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유 사장이 주장해온 '구주 7.5% 이상 매각, 신주 10% 이내 발행' 원칙이 일부 채권단이나 입찰기업이 원하는 대로 신주발행 비율을 늘리는 식으로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SK텔레콤이나 STX는 신주발행을 늘려 인수자금이 그대로 채권단이 아닌 하이닉스 운영자금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설비투자가 많아 매력적이지 않은데도 신주발행이라는 카드 때문에 하이닉스 인수에 뛰어든 것인데 채권단이 이제 와서 딴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인수후보들 입장에서는 신주발행이 많을수록 그만큼의 자금이 회사에 유보돼 설비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일부 채권단은 매각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신주발행 물량을 늘리는 데 탄력적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매각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신주발행을 늘려서라도 매각을 성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채권단은 구주매각 물량을 5% 밑으로 하고 신주발행 물량을 15%가량 해도 무방하다는 입장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구주매각과 신주발행 비율 등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SK텔레콤과 STX에 보낼 입찰안내서 발송시점이 여러 차례 미뤄져왔다. 유 사장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하에 신주와 구주의 비율을 제시했지만 "내 의견이 채권단에서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겠다"말하면서 채권단과의 합의보다는 관철 쪽에 무게를 둬왔다. 입찰참여 기업들 역시 유 사장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입찰참여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이번에도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잔존하는 것도 이 같은 구도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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