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원자바오, 네티즌과 대화로 민심 달래기

[혼돈의 리비아]<br>中 '재스민 혁명' 2차 집회에 긴장감 고조<br>"인플레이션 억제할 수 있다" 강조<br>반체제 인사 격리 등 통제도 강화

중국판 '재스민혁명' 2차 집회일인 27일 중국 전역이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 가운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이례적으로 네티즌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유화 제스처를 펴기 시작했다. 집회 예정지에 대규모 경찰력을 배치하고 외신기자의 취재 단속과 반체제 인사에 대한 격리조치를 취하는 등 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강도 높은 통제와 함께 국민들의 대정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온건책을 병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총리는 이날 오전 중국정부 사이트(www.gov.cn)와 신화통신 사이트(www.xinhuanet.com)등 두 곳의 국영 뉴스포털을 통해 중국 네티즌들과 가진 온라인 채팅에서 "인플레이션을 분명히 억제할 수 있을 것"이며 "당과 정부는 항상 안정된 물가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5년간의 성장률 목표치를 7%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혀 고성장을 억제해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원 총리가 이례적으로 네티즌들과 중국 경제에 대해 실시간 질의응답에 나선 것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발(發) 혁명의 불길을 타고온 '재스민혁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AFP통신은 앞서 중국 온라인상에 27일 베이징 등 주요 13개 도시에서 '재스민혁명'을 위한 2차 집회 참여를 촉구하는 글들이 게시됐다고 밝혔다. 또 홍콩 밍바오에 따르면 중국어 인터넷사이트인 보쉰(博迅)에는 중국 전역 27개 도시에서 반정부 집회를 갖자는 글이 게시되는 등 전국 단위의 반정부 집회가 예고된 바 있다. 이날 원 총리의 '대화' 행보는 심상치 않은 반정부 기류를 차단하기 위해 식량가격 및 집값 급등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반정부 움직임의 '싹'을 뿌리뽑기 위한 강경 탄압은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홍콩언론들은 중국 공안당국이 집회 예정지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해당 장소를 폐쇄하거나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 등 최소 70∼80명을 가택연금 또는 격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에 대해서도 철저한 통제가 가해지고 있다. 특히 당국은 외신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취재시 중국 법규 준수'를 요구하는 등 은연중에 '재스민혁명'관련 보도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홍콩 신문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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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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