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당 투톱 복지·증세 충돌] 야당 있나 없나

증세 등 논란서 대안 제시 못하고 무기력

복지재원 해법도 "법인세 인상"만 고집

전대마저 친노 비노 등 갈등에 흥행실패

최근 복지·증세 논란에서 야당의 목소리를 찾기 어렵다. 2·8 전당대회 역시 흥행에 실패한 채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부터), 이인영,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당 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증세와 복지 논란에서도 무기력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가 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선별적인 복지가 가능하다고 언급해 복지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재원마련 부분에서는 시종일관 대기업에 대한 최고세율 인상 등 부자증세의 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고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도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갈등만 표출하는 대신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등 안팎으로 무기력한 야당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만 되면 제1야당임을 강조하지만 정책에서는 제1야당은 온데간데없고 무기력한 야당의 모습만 남아 있다"며 "여당이 이슈를 제기하면 마지못해 따라가면서 오로지 부자감세 철회 등만을 외쳐 새정치연합에 과연 정책기능이 있나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실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국정자문회의에 참석해 비정규직과 일자리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당이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신임을 얻을 수 없다"며 "지혜를 모아 대안을 찾아내는 게 당명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 후보는 이날 "새누리당이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 후 복지·증세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러다 또다시 여당에 모든 이슈를 선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우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0~5세 유아교육과 보육 또는 중·고등학생 무상급식, 이런 부분들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에 관한 기본적 복지 사항으로 축소돼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무상보육과 급식 등 기본적인 분야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는 선별 복지가 가능하다"며 보편적 복지에서 한발 물러섰다. 우 원내대표는 또 법인세 인상 등과 관련해 "다만 그 세율을 어느 정도로 하느냐는 것은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국민에게 설득과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이 그동안 제기했던 무조건적 법인세 인상을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비하면 한층 유연한 자세로 돌아선 것이지만 여전히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법인세 인상 외에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선별적 복지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구체적으로 구조조정이 가능한 복지 분야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 구체적인 대안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복지와 증세 논란 이외에 공무원연금 개혁 등에서도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무기력한 모습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면 아래에서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여당이 끌고 가다 여론에 부딪히면 여론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 훨씬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반론에 묻혀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말 부동산 3법 처리 과정에서도 당내 강경파와 중도파의 목소리가 정면 충돌하면서 이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만 했다.

제1야당의 이 같은 무기력한 모습은 전당대회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오는 4월 열리는 보궐선거와 내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일반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는커녕 당의 고질병인 계파 갈등만 더욱 부추겼다는 평가다. 특히 당 대표 후보들의 토론회에서도 정책공약에 대한 공방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친노와 비노, 영남과 호남, 세대교체 등의 뻔한 프레임을 내세워 당원과 국민의 발걸음을 되돌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