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주택대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캐피털업체들이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ㆍ대우캐피탈 등 캐피털업체들은 최근 5~6개월 동안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대출 잔액을 3,000억원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의 캐피털업체인 현대캐피탈의 경우 대출모집인을 내세워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 중이다. 이에 따라 주택대출 잔액이 지난해 9월 말 9,700억원에서 올 2월 말에는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5개월 만에 3,300억원이나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시작한 대우캐피탈의 경우 12월 한달 동안에만도 800억여원의 대출상품을 새로이 판매했다. 대우캐피탈의 주택대출 잔액도 올 2월 말 현재 3,044억원에 달했다. 은행권이 금융 당국의 주택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을 자제하는데다 저축은행도 PF대출 부실 등으로 운용 여력이 없는 틈을 활용해 캐피털업체들이 발 빠르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자산은 13조7,000억원, 자기자본은 4,965억원에 달해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저리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리스크가 그리 크지 않고 단기간에 수익 자산을 늘릴 수 있어 덩치 큰 금융사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모기지 플래너’라는 대출모집인 300여명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있다.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높은 평균 8%대다. 대우캐피탈도 대출모집인 160여명과 계약을 맺고 평균 9%대의 금리로 대출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대출모집인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인대출을 사업자대출로 바꿔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편법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담보대출이 당국의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로 여의치 않자 규제가 없는 사업자대출로 둔갑시키기 위해 고객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만들게 한 후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캐피털업계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70%가량은 사업자대출이며 이중 상당수는 개인인데도 사업자를 가장해 이뤄진 대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출모집인은 “개인담보대출이 여의치 않으면 친지의 사업자등록증을 빌리도록 한 후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캐피털업계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말 검사를 진행했다”며 “올들어서도 대출 증가속도가 빨라 대출 적정성에 대한 감독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