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과거를 반복해야 하는 숙명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과거의 실수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다면 실수는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뜻이다. 최근 가계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외환위기 같은 금융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과거의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기관의 장부 속에 숨어 있는 부실은 크게 줄었고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었다. 최근 가계부문 부실 문제로 금융장세 진입을 시도하는 주식시장의 발걸음이 더디게 된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금융대란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