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T&G 경영권 접수 현실화 될수도

다른 외국인투자가들 합세땐 파장 만만찮아<br>자사주 매각등 KT&G 방어책도 쉽지 않을듯


KT&G 최대주주인 프랭클린뮤추얼이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 측을 공식 지지함에 따라 KT&G 현 경영진이 수세에 몰리게 됐다. 특히 KT&G가 자사주(지분율 9.76%)를 백기사(우호세력)에 넘기는 데 실패할 경우 아이칸의 경영권 접수도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KT&G, 외국인 지지 확보 실패=이번 아이칸 지지 선언은 외국인투자가들이 아이칸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부동표로 분류되던 해외투자가 25%도 아이칸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기관투자가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아이칸 측 입장을 지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KT&G 측이 명확한 방어전략 없이 아이칸 측에 끌려 다니는 바람에 외국인 지지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9.77%(올해 주총 의결권 기준)에 이르는 해외 주주 가운데 KT&G 측이 분류한 우호지분은 15%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갈수록 수세에 몰리는 KT&G=이번 프랭클린뮤추얼의 입장 발표는 이번 주총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이미 KT&G 측이 사외이사 1명을 아이칸 연합에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2명을 전부 차지하기 위해서는 우호지분을 67% 확보해야 하지만 이는 양측 모두 불가능하다. 변수는 오는 15일쯤 결정되는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다. 대전지법이 아이칸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KT&G는 감사위원 4명과 일반 사외이사 2명을 모두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뽑아야 한다. 현재 지분 구도상으로 아이칸 측이 3석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내년에는 곽영균 사장과 사외이사 4명의 임기가 추가로 만료된다. 아이칸 측으로서는 투자 리스크가 큰 공개매수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12명의 이사회 멤버 가운데 5~6명을 확보할 수 있다. 더구나 내년 정기 주총에서 표대결을 통해 후임 사장에 아이칸 측 인사가 선임될 경우 아이칸의 경영권 접수도 현실화될 수 있다. ◇자사주 매각도 쉽지 않을 듯=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번 주총 이후에도 아이칸-리크텐슈타인-프랭클린이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다. 아이칸 측이 상당수 외국인투자가들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다면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임시 주총 소집요구를 통해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는 등 파상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프랭클린뮤추얼이 KT&G의 가장 유력한 경영권 방어책인 자사주 매각에 반대하고 나선 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 M&A 전문가는 “아이칸이 이사회에 입성하면 경영권 간섭은 더 노골화될 것”이라며 “자사주를 매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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