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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최일봉 우리들병원 사이버나이프클리닉 원장

[우기자의 Log 人] <br>"의사가 웬 茶대접?··· 환자는 병원 찾은 손님이니까"<br>"환자 돌아다니게 하지 말라" 진료실서 모든 검사<br>죽음은 갑자기 오는것··· 미워하지 말고 재밌게 살아야



[리빙 앤 조이] 최일봉 우리들병원 사이버나이프클리닉 원장 [우기자의 Log 人] "의사가 웬 茶대접?··· 환자는 병원 찾은 손님이니까""환자 돌아다니게 하지 말라" 진료실서 모든 검사죽음은 갑자기 오는것··· 미워하지 말고 재밌게 살아야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특이한 캐릭터의 척추질환 전문의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두 달 전이었다. 척추암 전문의인 그는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 교수직을 버리고 규모가 작은 병원을 택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또 그는 환자들을 위해 진료실에서 커피ㆍ차를 대접한다는 소문도 있었고, 일이 많을 때는 직원들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늦은 퇴근의 양해를 구해 눈길을 끈다고도 했다. 또 그는 스포츠카를 몰고 속도감을 즐기는 스피드광이라는 설도 있었다. 그 몇몇 가지 단초 만으로도 기자는 그를 만나 찔러 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글이란 계곡에 산란된 알에서 깨어나 강을 거쳐, 바다를 지나 다시 계곡으로 회유하는 연어들과 같은 여정을 거친다. 다만 글은 그 모태를 사람으로 하는 기호의 조합이어서 기자는 ‘기사가 될 만한 사람이라면 일단 만나 봐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 날의 만남도 그렇게 이뤄졌다. 최일봉 우리들병원 사이버나이프클리닉 원장이 테이블에 앉자 직원 한 사람이 ‘곰돌이 푸우’에 나오는 당나귀 캐릭터 ‘이요르’ 인형의 스위치를 켰다. 이요르는 철 지난 ‘징글벨’ 을 불렀는데 당나귀임을 감안해도 음감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였다. -왜 당나귀 인형의 노래를 듣습니까. “재미있으라고요. 이게 우리 과(科)의 심볼이에요. 병원은 힘든 작업을 많이 해서 신경이 날카로우니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되지요.” 일리 있는 대답이었다. -요즈음은 암환자가 워낙 늘어나다 보니 암에 관한 일반인들의 지식도 상당합니다만, 원장님께서 주로 하시는 온열 요법이나 초음파요법 등은 그래도 생소한 편입니다. “일반인들의 암에 관한 상식이 풍부해지긴 했습니다만 워낙 피상적이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인들은 암에 대한 지식을 언론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습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은 워낙 다양하고 케이스별로 대응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일반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필요 없는 것들은 알고 있는 반면, 정작 알아야 할 것은 모르고 있어요. 온열요법의 경우 암 조직 안에 있는 혈관을 막으면 피가 돌지 않는 까닭에 온도가 올라 암세포가 죽어버립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나왔는데 인간실험에서는 오히려 온도가 오르지 않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인간의 암은 동물에 비해 크기가 커서 혈관이 파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동물실험이 잘 됐다고 이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그런데 환자나 보호자들은 특정 요법이 동물실험에서 성공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 의사들에게 치료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암치료 방법 중 사이버나이프와 감마나이프, 하이퍼나이프 같은 기법이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요법을 시술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요법들인가요. “방사선 수술법은 이미 50년대에 개발된 방법입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진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자꾸 거론되는 것은 병원들의 마케팅 덕분입니다. 사이버나이프도 원래 의료 장비의 브랜드입니다. 로봇수술기, 4세대 사이버 나이프라고 자랑하는 곳도 있는데 효과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방사선을 여러 방향에서 한군데로 쪼여 주면 큰 에너지로 변해 암을 제거할 수 있는데,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 모두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 거지요. 다만 하이퍼나이프는 방사선 대신 초음파를 이용한다는 것이 다른 점일 뿐입니다.” -환자들의 생각으로는 하나 뿐인 자신의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를 치러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직접 절개해 육안으로 보면서 하는 수술과 선생님이 하시는 방사선 수술을 비교할 때 치료의 정확도는 어느쪽이 높은가요. “암을 눈으로 보려면 ㎤당 10의 10제곱개의 암세포가 있어야 합니다. 8제곱개 정도면 육안으로는 안보입니다. 하지만 기계로는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기계로 수술 하는게 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절개를 통해 육안으로 시술하는 측에서는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겠느냐? 움직이는 장기에 있는 암세포를 방사선으로 제거하는 것 보다는 개복 수술이 정확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는거지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일반 방사선 치료는 신경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없는 반면 사이버나이프는 암세포에 선별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방사선을 투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이버나이프 치료의 우수성은 일반 방사선 치료의 효과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비용면에서는 어떻습니까. “척추암을 사이버나이프로 수술 받을 경우 첫번째 경추(목ㆍ등뼈) 위에서 발생한 암은 보험이 적용되고 그 아래로는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싸게 수술을 받으려면 같은 암이라도 척추 보다는 머리에 생겨야 합니다. 누가 만들어 놓은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웃기는 얘기지요. 병원들도 나을 게 없습니다. 어떤 병원은 시술 횟수에 따라 비용을 추가로 더 받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치료 횟수와 부위에 관계 없이 같은 값을 받습니다. 다른 곳의 1/5값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척추마비를 막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척추암의 치료에 집중하는 것은 다른 곳과 비교해 제일 잘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칠판에 필기를 해가면서 토해 내는 그의 말투는 쾌활하고 직선적이었다. -실례되는 질문입니다만 대학병원에 계시다가 이 곳으로 오시게 된 이유는 뭔가요. “나는 가톨릭의대에서 20년 이상을 봉직했습니다. 주임교수도 해보고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습니다. 선배들에게 배운 건 후배들에게 다 가르쳐 줬고…. 빚은 대충 갚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갖고 있는 지식을 임상에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병원은 척추 전문 병원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병원인데다, 4세대 기계를 사준다고 해서 오게 됐습니다. 4세대 기계는 환자의 암 부위에 핀을 꼽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한번 핀을 심어놓으면 평생 제거할 수 없습니다. 이물질을 몸에 넣는게 보통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대학병원에서는 이것저것 다 해야 하지만 여기서는 하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시술을 하고 싶었으니까요. 미국의 피츠버그대학에서는 5년 동안 500건의 척추암 수술을 했지만 나는 여기에 와서 두 달만에 50건을 했어요. 이 추세 대로라면 2년에 1,000건은 할 수 있습니다. 3년 후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시술 횟수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임상 경험이 많으면 수준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요. 여기서는 척추관련 질환이 한 곳으로 몰리니까 유리하지요.” -첨단 요법을 시술하고 있는 전문의 입장에서 볼 때 척추암은 어느 정도까지 치료할 수 있습니까. “우리의 목표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 왔을 때의 수준을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병원에 찾아 왔을 때 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척추마비까지는 안가게 하는 것입니다. 환자가 왔을 때 발가락만 움직일 수 있어도 희망은 있는 겁니다.”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게 무슨 큰 의미가 있습니까. “그건 아주 중요한 의미입니다. 발가락을 움직이면 치료를 통해서 다른 부위까지 조금씩 움직여서 욕창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소변만 가려도 그게 어디입니까. 나는 25년간 암을 치료하면서 수 많은 죽음을 지켜 보았습니다. 마지막 순간의 기억만을 가지고 행복을 결정한다고 가정하면 나는 임종이 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봅니다. 죽을 때 애들 대학이라도 보내 놓고, 직장 다니는 걸 보고, 마누라 손 잡고 죽으면 행복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척추마비나 중풍환자가 가장 불행한 죽음입니다. 그래도 중풍은 감각이 없기 때문에 불행을 덜 느끼지만 척추마비 환자는 자기 살 썩는 걸 봐가면서, 그 냄새를 맡아가면서 죽어 갑니다. 그 보다 불행한 죽음은 없습니다. 가장 비참한 죽음을 면하게 해주려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척추암 환자들에게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들어가던 아들, 며느리도 일단 욕창이 시작되면 방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살이 썩는 지독한 냄새 때문입니다. 때문에 척추암은 가장 비참하고 외롭게 죽어가는 병입니다. 그 환자들의 치료 만큼은 내 소신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척추 전문 병원인 이 곳으로 오게 된 겁니다” -환자들에게 음료수나 커피 서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환자가 밀려 줄을 서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같은 서비스를 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암 환자를 25년간 치료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 병원들은 환자를 짐짝 같이 다룬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휴면실을 만들었습니다. 휴면실에는 침대도 있고 TV도 있고, 인터넷도 있습니다. 환자들이 그 곳에서 쉬고 있으면, 의사가 진료하러 갑니다. 커피나 차를 제공하는 것은 환자를 인간 대접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환자를 안으로 불러서 차를 대접하는 것과 진료실 밖 대기 의자에서 기다리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환자는 나를 찾아온 손님이고, 나는 그 손님들을 대접하고 싶은 겁니다.” 그 때 옆에 있던 병원 직원 한 명이 “최원장님께서는 직접 마트에 가서 개인 돈으로 빵도 사고, 바나나도 사고 해서 환자들을 대접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원장은 “처음엔 그랬는데 요새는 병원에서 간식 값을 준다”고 정정했다. 최원장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암 환자들은 너무 힘이 듭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사람 대접 못 받아 서글픈 분들입니다. 그런데 의사는 앉아 있고 환자는 서서 진료 받는 것이 될 말 입니까? 그래서 환자는 누워 있게 하고, 의사는 서서 진료하자는게 우리의 방침입니다. 온열 침대도 깔아 놓았습니다. 환자는 기분 좋은 상태로 편안하게 누워만 있으면 나머지는 우리가 하겠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나는 몸도 성치 않은 환자들이 진료 받을 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CT촬영하고, MRI하느라 헤매고 돌아다니는게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방안에 모든 장비가 다 있습니다. ‘보호자도 빵 주냐?’고 물어 보는 사람이 있는데 빵 주고 사과 주고 다 줍니다.” -최원장댁은 의사 집안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같은 가정환경이 개인의 성향에 영향을 미친건가요? “내가 탐진(耽津)최씨인데 조상이 고려말 시의(侍醫)였습니다.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도 의사고, 아버지도 형, 동생도 다 의사입니다. 우리 집안 남자는 다 의사입니다. 다른 집안에서는 의대 다닌다고 대우 받는다는데 나는 집에서 연탄 갈고 다 했어요. 우리 아버지도 연탄불 갈러 다녔으니… 나야 뭐. 뿐만 아니라 의대생들은 학기초에 책 구입 할 때가 한 몫 잡는 대목인데 우리 집은 속일 수 가 없었어요. 생기는 게 없어서 친구들 술 먹을 때 얻어 먹고 그랬어요. 우리 형이 최수봉 교수인데 형이 눈을 부릅뜨고 있어서 돈을 뜯어 내질 못했어요.” -의사 집안이라 의사가 되신건가요. “의사 안 됐으면 지금 보다 재미있게 살았을텐데…. 사실은 여자 때문에 의사 됐어요. 원래는 해양대에 가려고 했었어요. 외삼촌 한 분이 원양어선 선장이었는데 그 외삼촌이 멋있게 보였어요. 고등학생인 나를 룸살롱에 데리고 다니고 그랬는데…. 그 양반이 덩치도 좋고, 멋있어 보였거든. 그래서 해양대학교에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원서 접수하는 날 어머니께서 ‘사윗감 1위는 의사’라는 기사를 보여주면서 나를 설득했어요. ‘선장은 순위에 없으니 너 배 타면 장가 못 간다’고 협박 했어요. 그 때 마침 내가 옆 집에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엄마가 그걸 알고 ‘네가 의사가 되면 걔랑 결혼할 수 있게 해주마’고 구슬렀어요. 그래서 의대로 진학한거지. 의대에 입학해서 어머니께 ‘옆집 여학생 만나게 해달라’고 했더니 엄마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무슨 결혼이냐?’고 소리를 지르더라고.” 어머니에 속아서 청운의 꿈을 접은 그는 지금 원양어선의 항로를 지시하는 대신 암세포를 추적하는 사이버나이프의 지향점을 계산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분명히 있습니다. 마음과 육체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나는 25년간 수 많은 사람의 죽음을 봐 왔습니다. 사람의 심장에는 관상동맥이 있는데 그 직경이 4㎜입니다. 그 작은 구멍이 막히면 사람은 죽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재미있고, 신나게 살아야 합니다.” 여태까지 만나 본 수 많은 취재원들은 대답하기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한 번쯤 호흡을 고른 후 말문을 여는게 상례였다. 하지만 최원장은 도무지 대답을 망설이는 법이 없었다. 이런 기회 잡기가 어디 쉬운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깊숙한 질문을 하나 더 던져 보기로 했다. -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 환자가 어느 병원을 찾느냐, 혹은 어느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질병을 완치하거나 못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환자는 의사 잘 만나면 살고, 잘 못 만나면 죽습니다. 남자가 여자 잘 만나면 한 평생 편하게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다 그런 거 아닙니까.” -질병을 치료할 때 환자의 의지도 영향을 미친다고들 하던데 암을 치료하기 위한 환자의 바람직한 자세는 어떤겁니까? “살려고 하는 의지가 있으면 살게 됩니다. 마음 먹기 마련입니다. 어떻게든 살겠다고 마음 먹으면 사는 겁니다. 단순한 겁니다.” 의사를 취재하면서 질병과 관련된 질문만으로 인터뷰를 끝내 버린다면 그 것은 기자의 자세가 아니다. 아마도 독자들은 의사의 흉중(胸中)에 깃든 생각을 읽고 싶을 것이고, 또 그의 고뇌와 일상을 공감하고 싶을 것이다. 환자들은 지면을 통해서라도 의사가 얼마나 자신들을 위해 고민하고, 번뇌하는지 알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질문은 그의 가치관과 사생활을 겨냥했다. -요트로 세계일주를 계획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언제, 어떻게 결행하실 생각입니까? “언젠가는 나도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트 면허는 땄지만 요트도 없이 그냥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나이 들면 집 팔아서 요트를 사려고 합니다. 나는 현실에 살지만 현실에 속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카도 탑니다. 더 나이 먹으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나 보고 포르셰 탄다고 뭐라고들 하는데 나는 야타족 하려고 그 차 타는게 아니에요. 나는 환자를 대할 때 마다 치료 방법과 시기, 투약할 약의 종류 등 여러가지 판단을 내립니다. 그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내 판단에 환자의 목숨이 달려 있으니까요. 하지만 차의 속도가 올라가면 나는 모든 것을 잊어 버려요. 드라이브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금세 곯아 떨어져 버립니다.” 매일 환자의 운명을 결정 짓는 선택을 하는 그가 누리고자 하는 그 정도의 도락은 과해 보이지 않았다. -요트로 세계 일주를 떠나신다면 집에서 말릴텐데 합의는 보셨습니까? “집사람이 나와 헤어지기 싫으면 비행기 타고 항구에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지요. 벌써 그런 걱정할 필요 있나요. 그 때까지 살지도 모르고….” -수 많은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사생관 같은 건 있습니까? “죽음은 누구든지 맞는 겁니다. 그리고 죽음은 보통 갑작스레 찾아 옵니다. 살아있는 매 순간을 재미있고, 가치있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남들 못 살게 굴지 않고, 매일 매일 잠자기 전까지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한 다음에 잠들려고 합니다. 잠 들어서 못 일어나면 억울하잖아요? ” 박력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던 그의 눈꺼풀이 처졌다. 오늘 분 에너지를 거의 소진한 것 같았다. -가족은 어떻게 됩니까? “아들 둘에 부인 하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시달리거나, 가족들을 피곤하게 하지는 않으세요? “나는 가족에게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놀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우리 직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공동으로 하는 일이 있고, 각자 하는 일이 있는 만큼 나는 직원들 교통정리 하고, 싸움만 말리면 된다고 봅니다. 우리 직원들 정말 일 잘 합니다. 내가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그래서 누구든 가르치려고 들면 안됩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나 같은 늙은이들 보다 훨씬 낫습니다. 내가 젊었을 때는 그렇게 똑똑하지 못했거든요. 언젠가 내가 애들 야단 쳤더니 윗분이 물어보더라고요. “너 고등학교 다닐 때 몇 등 했냐?”고. 그래서 내가 “50등 했다”고 했더니 그 분이 “요즘 애들은 다 1등 해서 들어온 애들인데 네가 왜 나서냐”고 그래요.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일의 결과만 봐요. 내가 가르치면 애들이 내 이상은 못 할테니까. 집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작년에 유서를 쓰면서 큰 애에게 재산 분배 얘기를 했더니 그 애가 “내 몫은 아버지가 다 쓰고 남으면 동생이나 주라”고 하더니“동생이 안받으면 사회단체에 기부하라”고 합디다. 내가 가르쳤으면 그렇게 안 됐을거에요. 어디서 받았는지 교육 잘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유언장에서 이름 뺐어요. 둘째 애도 “필요 없다”고 하길래.” • Jean, 실용에서 패션으로의 진화 • Jean, 작년 시장규모 9,000억~1조원대 • 청바지와 트랜드 • 청바지 온라인쇼핑 요령 • 5月은 가정의 달, 그리고 '도자기의 달' • 문경호스랜드, 30km 단체전 우승 • 병원에 갈까 말까··· '우리집 119'에 물어봐 • 최일봉 우리들병원 사이버나이프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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