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뇌출혈 기습, 중ㆍ노년 안가린다

KBS 대하드라마 `무인시대`에서 정중부 역으로 출연해 강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중견 탤런트 겸 연극배우 김흥기(57)씨. 지난달 30일 `에쿠우스` 연극공연 뒤 뇌출혈로 쓰러져 한양대병원에서 뇌사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그의 연기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양대병원 이형중(신경외과) 교수에 따르면 김씨는 뇌출혈로 인한 중풍 증세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생존확률은 약50% 정도. 예외도 있긴 하지만 생존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상태로 생활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뇌출혈은 생명 자체가 위험한 질환이다. 김씨가 하루 속히 회복, 무대에 서길 기원하는 바람에서 관련 질환에 대해 알아 본다. ◇노년의 덫에서 중년의 덫으로=말 그대로 뇌혈관의 출혈으로 일어나는 뇌혈관장애이다. 뇌일혈(腦溢血)이라고도 하며 갑작스러운 의식장애ㆍ이완성(弛緩性) 반신불수 등이 나타나는 뇌졸중(腦卒中)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대부분(약70%)이 고혈압이 원인이다. 드물게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혈액질환과 종양ㆍ외상ㆍ매독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예전에는 주로 50대 이상에서 나타나 노인성질환으로 분류되었지만 요즘은 30~40대도 예외가 아니어서 경각심을 주고 있다. 노년의 덫이 아니라 이제는 중년의 덫이 되었다. ◇과로ㆍ스트레스 주의해야=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시기적으로는 겨울에 많고 밤보다는 낮에, 그리고 활동시에 많다. 또 용변ㆍ목욕ㆍ식사ㆍ긴장ㆍ흥분ㆍ과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의식장애가 일어나는 특징을 보이는데 증상은 출혈의 정도와 부위에 좌우된다. 경증(輕症)은 아주 단시간이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나 주위에서 전혀 알지 못하고 간과되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뇌출혈은 대부분이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일반적으로 혼수상태가 24시간 이상 계속되는 것은 중증(重症)이며 예후가 좋지 않다. 구토도 중요한 증세 중의 하나인데 뇌혈전(腦血栓)의 경우 구토가 드물기 때문에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병소 크기와 부위에 좌우=병소 크기와 부위가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큰 출혈이라면 대개 사망한다. 또 뇌실 내까지 출혈한 경우나 교(橋)ㆍ연수(延髓) 등 뇌간(腦幹) 부위에 출혈한 경우도 예후가 아주 나쁘다. 증세는 의식장애가 깊고 장시간 계속 될수록 좋지 않다. 호흡ㆍ맥박이 비정상인 것, 자주 구토가 일어나는 것, 동공의 대광반사(對光反射)가 약한 것, 체온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 등도 나쁘다. 운동마비는 어느 정도 회복되는 일이 많으나, 3개월간 전혀 회복의 징후가 보이지 않을 때는 기대하기 어렵다. ◇발작직후 절대 안정필요=뇌출혈은 발작 직후 절대 안정을 요하며 눕혀 둔다. 24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간단한 이동은 조용히 하면 가능하고, 구토가 있으면 토한 것을 마시지 않도록 머리를 조금 옆으로 향하게 한다. 이불은 푹신하고 깨끗한 것을 덮게 하고, 옷의 구김살에 조심한다. 피부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는 천골부(薦骨部)ㆍ배부(背部) 등에 베개를 대고, 알코올로 마사지하여 욕창을 예방해야 한다. 음부ㆍ항문도 청결하게 하고 보온에 충분히 유의한다. 변통에도 주의하고 관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발작 후 48시간 이상 음식의 섭취가 불가능한 때는 수분을 주사로 보급한다. 여러 날 계속해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때는 튜브를 코로부터 위(胃) 속에 넣고 유동식을 넣어 준다. 약물요법으로는 고장포도당(高張葡萄糖)ㆍ덱사메타존ㆍ만니톨 등을 써서 뇌의 부종을 가라앉히고 뇌의 순환을 회복시키는 주사와 지혈제ㆍ진정제 등을 사용한다. ◇혈압 정기적으로 관리를=꾸준하고 지속적인 자기노력이 필요하다. 혈압은 정기적으로 체크해 관리하고 금연ㆍ금주ㆍ당뇨치료도 중요하다. 동물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골라 먹는 것이 필요하며 1주일에 3~4일,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갑자기 힘을 필요로 하는 운동보다는 빨리 걷기나 자전거타기 등이 바람직하고 장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전문의 도움을 받아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콜레스테롤 지나치게 낮아도 뇌졸중 위험 165이하 저지혈증 미세뇌출혈위험 10.9개나 높아 뇌출혈의 원인은 고혈압이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혈압이 높다고 모두 위험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 속의 콜레스테롤 농도가 너무 낮아도 미량의 뇌출혈로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연구사례는 지난 2003년 2월 서울대병원 윤병우-이승훈(신경과) 교수가 발표한 결과를 들 수 있다. 당시 윤 교수팀은 97년 3월부터 98년 7월까지 신경과 입원환자 172명을 대상으로 특수 MRI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을수록 뇌조직의 미세출혈 빈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확인했다. 미세출혈은 뇌출혈의 위험인자라는 것. 윤 교수에 따르면 연구대상자 중 총 62명(36%)이 미세 뇌출혈이 관찰됐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165 이하인 저혈증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미세 뇌출혈 위험성이 10.9배나 더 높았다. 그런 점에서 의학계는 혈압이 높은 사람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과도하게 낮추거나, 선천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 경우 뇌출혈 위험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대한뇌졸중학회가 2002년 11월부터 10개월동안 전국 20개 대학병원에 입원한 급성뇌졸중 환자 2,874명을 대상으로 발병연령을 조사한 결과(그래픽) 40~50대 중장년층의 질환 점유율이 26.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경우 뇌졸중의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고혈압ㆍ당뇨ㆍ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은 60세 이상 환자보다 적었으나 고지혈증이나 흡연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많았다. 흡연환자의 경우 60세 이상은 28.9%인데 비해 중장년층은 45.6%였으며, 고지혈증역시 60세 이상(20.4%)보다 중장년층(22.4%)이 더 많았다. 학회가 집계한 뇌졸중 원인(복수응답)은 고혈압 67%ㆍ당뇨병 30%ㆍ고지혈증 21%ㆍ심장병 17% 등이다. ◇급성 뇌졸중환자 연령 40~59세 26.6% 60세 이상 71% 기타 2.4%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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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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