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판 복합불황」 오나/금융권 제기

◎부동산 급락… 경기침체 장기화 경고/잇단 부도로 금융부실 가중/일부선 “기우 불과”… 대비책은 마련돼야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치의 급락 가능성에 따른 한국판 「복합불황」논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잇단 대형부도와 일부 대기업의 부도설로 기업들이 보유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금융기관들이 부도업체로부터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면서 부동산시장에서 공급과잉과 가격폭락 사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부설 신한종합연구소가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치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경고하고 나섰고 이에 앞서 지난 4월 홍콩의 페레그린 증권사가 한국 부동산가격의 급락 가능성을 제기했다.<관련기사 3면> 이들은 국내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특히 최근 부도위기에 몰린 진로그룹처럼 자금악화설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보유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 등이 자산디플레이션의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국내 금융기관의 보수적 자금운용에 따라 지난 3월의 경우 하루평균 50개이상 중소업체가 부도로 쓰러지면서, 은행 등이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대거 시장에 매물로 내놓자 부동산시장에 공급과잉과 가격폭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전체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면서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아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는 게 한국판 「복합불황」론의 골자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이같은 한국판 「복합불황론」이 아직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극심한 복합불황에 시달린 90년대초 일본과 비교할 때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버블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부동산 가격의 급락이 현실로 닥칠 가능성은 일단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형부도에 따른 금융시스템 교란, 경쟁력 약화에 의한 구조적 불황에 빠진 우리 경제가 부동산·주식가격 폭락과 금융부실 연쇄확산 등 「복합불황」의 악순환까지 휘말릴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을 우려가 있으므로 당국의 예의주시와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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