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家의 M&A분쟁 원만히 해결되길

[사설] 현대家의 M&A분쟁 원만히 해결되길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현대그룹 측은 현대중공업에 행동으로 백기사 역할을 보여달라며 지분양도 등을 요구했으나 현대중공업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갈등이 예상된다. 현대그룹 측은 중공업이 취득한 지분 26.68% 중 10%를 그룹에 매각하고 상선의 증자에 참여하지 말 것을 제안하며 그렇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보겠다고 밝혔다. 진정 백기사 역할을 하겠다면 그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공업 측은 주주이익 등을 이유로 현대 측 제안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적대적 M&A는 물론 경영권 행사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적어도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한 현대중공업을 백기사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분을 사들인 쪽이 아무리 그렇게 강조하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경영권 위협으로 여긴다면 백기사일 수가 없다. M&A는 기업 경영전략의 하나다. 따라서 정당하고 적법한 M&A 시도는 이상할 일도 나무랄 일도 아니다. 중공업의 상선인수 의도가 사실이라면 무엇보다 경영전략적 측면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중공업과 상선은 가족기업이자 긴밀한 거래관계에 있다. M&A는 시간흐름에 따른 이런 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다. 또 고(故) 정주영 회장이 일궈놓은 현대그룹의 적통을 잇겠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특히 현대상선 등이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분쟁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무엇보다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집안일' 차원에서 접근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의 경영권 분쟁은 두번째인데 모두 집안 사람들에 의한 것이다. 시기도 좋지 않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때 가족간 경영권 다툼까지 겹치면 기업가치와 이미지는 물론이고 고 정 명예회장과 현대가(家)에 대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양측의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 입력시간 : 2006/05/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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