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한양행 창립 80주년 "국민기업 이미지 지킬 것"

오창단지에 최신설비 갖춘 공장 가동

차중근 대표

국내 대표적 장수 제약기업인 유한양행(대표 차중근)이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가운데 최근 충청북도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최신식 설비를 갖춘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1926년 고 유일한 박사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이념으로 창립한 유한양행은 우수 의약품 공급으로 국민보건 향상과 성실한 납세, 각종 사회환원사업을 통해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왔다. 차중근 사장은 24일 오창공장에서 열린 80주년 기념식 및 공장 준공식에서 유한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차 사장은 “유한은 지난 80년간 이룩한 성과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유한 100년사 대계를 위한 위대한 그림을 그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차 사장은 또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쌓아온 유한의 기업이미지인 ‘신용의 상징 버들표 유한’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 성장과 효율성의 조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경영방침을 밝혔다. 차 사장은 이어 “연구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더욱 높여가겠다”며 신약개발의 기초가 되는 연구개발(R&D)투자를 더욱 늘릴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 유한은 지난해 경기도 기흥에 국내 업계 최대 규모의 중앙연구소를 신축 이전하고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를 신설했다. 한편 총 1,300억원이 투자된 오창공장은 1만5,000평 규모의 지하1층~지상4층 건물로 자동화 생산설비와 첨단 계량시설, 자동화 물류센터를 갖췄다. 현재 약 190여종의 의약품과 더불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소화성 궤양치료제 신약 ‘레바넥스’도 오창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노사화목·전문경영인 체제가 '장수 비결'
오는 6월20일 창립 80주년을 맞는 유한양행의 장수 비결로 화목한 노사관계와 전문경영인체제를 들 수 있다. 유한양행은 내부적으로 사장도 월급을 받는 근로자라는 의미로 '노사'가 아닌 '노노(勞勞) 관계'라는 표현을 쓴다.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모든 구성원은 하나의 공동운명체'라는 신념을 갖고 지난 1936년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공로주 형태로 회사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실질적인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하는 등 남다른 종업원중시경영을 실천했다. 이 같은 전통을 바탕으로 유한은 98년, 2002년 2차례에 걸쳐 국내 제약업계 및 상장사 최초로 일정 연수(입사 만 2년) 이상 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직원중시경영은 이직률도 줄였다. 기존 군포공장에 근무하던 근로자의 거의 대부분이 오창으로 퇴사 없이 이전에 동의해 상당수 이탈을 우려했던 회사 측을 놀라게 했다. 회사 측은 근로자들을 위해 애초의 설계상 없었던 후생동을 새로 건축하고 통근버스 및 현지 숙소 지원 등으로 이에 보답했다. 또 하나 유한의 장수 비결은 전문경영인체제이다. 유일한 박사는 69년 주주총회 석상에서 당시 조권순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사회의 소유이다. 다만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라는 신념하에 전문경영인체제를 택한 것이다. 지금도 유한양행 1,200여명의 회사 직원 가운데 고 유일한 박사의 친인척은 단 한 명도 없다. 차 사장을 비롯한 유한의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은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유한의 전 직원들은 누구나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생산성 향상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유한의 신입사원들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히 밝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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