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3년] 주식형펀드 '지고' ELS·채권 '뜨고' 투자자들 패턴은갈수록 안전자산 선호… 金펀드 등도 인기 김홍길기자 what@sed.co.kr 세계 4위의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지 3년째가 됐지만 여진의 여파로 시장은 아직도 불안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3년 전과는 달리 상당히 냉정해지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큰 주식형 펀드 비중은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형 펀드, 금펀드 쪽으로 몰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8월11일 144조원에 달했던 주식형 펀드자금은 8월 말 현재 102조원으로 3년 새 42조원이나 줄었다. 대신 주가연계증권(ELS)이나 금펀드 등 안전성을 강화한 상품으로도 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있다. ELS 거래 규모는 7월 말 현재 3조558억원으로 2008년 9월 말 8,466억원에서 2조7,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안전자산인 채권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들도 늘고 있다. 2008년 8월 38조원이었던 채권형 펀드 자금은 8일 현재 47조원으로 3년 새 8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채권투자가 늘면서 채권금리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년 전 5.6%에서 이날 현재 3.36%까지 낮아졌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ㆍ펀드팀장은 "개인들이 지금과 같은 변동성장에서 확실한 투자방법은 안정성이 가미된 상품이라는 것을 지난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대규모 환매로 급락했던 적립식 펀드는 요즘 들어서는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적립식 투자가 직접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익힌 탓이다. 8월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로 몰린 자금은 2조5,900억원으로 8월 초 22조원이 넘었던 직접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19조원으로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개인들이 직접투자 대신 펀드 등 간접투자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5월 이후 넉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지만 개인들은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투자인 펀드로 자금을 이동시켰다. 조용식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과장은 "과거 같으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빠지면 직접투자를 통해 손실을 만회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기존 펀드를 깨고 직접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흔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월납식(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등 투자성향이 안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장에서 빚을 내 직접투자하는 신용융자 규모 역시 급감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를 까다롭게 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보다 개인들의 투자성향이 안정지향적으로 변화하면서 고위험을 동반한 투자보다는 더 안전한 적립식 펀드를 선호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 초 6조4,000억원에 달하던 신용융자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8일 현재 4조8,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8월 초 주가가 급락하자 반등을 기대하며 직접투자에 나섰다가 추가 급락에 반토막 났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개인들이 이번에는 직접투자를 통한 대박의 꿈을 접고 간접투자로 나서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실장은 "개인들이 스마트해졌다고 보는 게 맞는 표현 같다"며 "직접투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성향을 보이면서 적립식 펀드로 자금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앞으로도 단기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 쇼크 장기화… 한국경제 수렁속으로